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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공구플렛폼 "아이돌 굿즈 사업은 팬들과 소통, 합리적인 거점 선택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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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바야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의 법학자인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2008년에 낸 책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물건은 '소유'가 아닌 '공유'하는 형태로 점차 변모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이미 교통이나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서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부동산, 특히 그 중에서도 사무실을 공유하는 이른바 공유 오피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공유 오피스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무실의 규모 및 형태, 이용기간 등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사무기기 및 편의 서비스를 여러 입주업체가 공유하며 쓸 수 있기에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에 적합하다. 특히 사업의 규모나 기간이 유동적인 스타트업 기업 중에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카페24에서 선보인 카페24 창업센터는 전자상거래 관련업에 종사하는 소규모 기업 특화 공유 오피스다. 이곳에 거점을 마련한 K팝 아이돌 ‘굿즈(팬용 아이템)’ 온라인 쇼핑몰, ‘공구플렛폼’을 운영하는 ‘연락병(가명)’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돌 굿즈 판매 사업의 현황, 그리고 공유 오피스의 특성을 이용한 비즈니스 효율 극대화 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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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아이돌 팬들을 위한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공구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사정 때문에 본명은 밝힐 수 없지만 DC인사이드 등의 각종 커뮤니티에선 ‘연락병’이라는 별명으로 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 걸쳐 양국의 아이돌 팬들을 위한 음반이나 사진, 포스터 등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의 제품을 일본 고객에게, 반대로 일본의 제품을 한국 고객에게 보내주는 구매대행 서비스도 한다.

Q2. 이런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 예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구매대행이나 창업 컨설팅, 번역 등의 다양한 일을 했다. 그런데 주력 제품 중의 하나였던 일본산 기저귀가 일본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팔리지 않게 되어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던 와중, 2018년에 엠넷의 한일 공동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48'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일본인 참가자들의 굿즈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대단히 많이 들어왔다. 주문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 원활한 제품 수급을 위해 일본 쪽의 아이돌 소속사와 접촉하기도 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러던 와중에 팬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친해지기도 했는데 그분들의 열정에 감탄해서 이 사업을 본격화했다.

Q3. 아이돌 굿즈를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대단히 많다. 차별화 요소는?

: 아이돌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이 원하는 바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신작 앨범이 출시되면 부록으로 포스터가 제공되는데 다른 쇼핑몰들은 아무 포스터나 랜덤(무작위)으로 배송한다. 분류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대부분의 유통업자들이 누가 어떤 멤버인지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멤버의 포스터를 골라서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그리고 또 일본에 출시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한일 양국의 물류 시스템이 다른 데다 특정 매장이나 특정 기간에만 파는 한정판 상품, 사인회 응모 가능 상품 등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 고객이 이런 것을 따로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는 이런 요구에도 대응한다. 단순히 장사를 하는 게 아니라 고객과 함께 그 아이돌을 응원한다는 느낌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Q4. 최근 한일관계 악화라던가 CJ 오디션 투표조작 사건 등의 돌발상황으로 인한 타격은 없는가?

: 물론 신경은 쓰인다. '아이즈원' 같은 경우는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신작 앨범의 출시가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한 것 보다는 타격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정치적인 문제와 문화적 문제는 다른 것이다. 특히 일본 고객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자기 가족처럼 생각한다. 이를테면 오는 2월 18일에 출시되는 아이즈원 신작 앨범의 사전 예약을 1월 31일부터 받았는데 10여일 만에 우리 사이트에서만 벌써 2만 8,000여장의 예약이 들어왔을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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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카페24의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및 창업센터에 온/오프라인 거점을 만든 이유는?

: 타사의 유료 쇼핑몰 플랫폼도 써봤는데 카페24의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과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카페24 플랫폼은 기본 이용료가 무료이고 부가 옵션을 추가할 때만 비용을 내면 된다. 우리 같이 고정비가 증가하는 게 부담인 소규모사업자, 1인사업자에게 적합하다. 개발능력이 있는 업체라면 로우 데이터를 상당부분 커스터마이징(개조)해서 제3자 송금 등의 글로벌 사업 관련 기능도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카페24 창업센터의 경우, 택배비가 저렴한 소규모 사무실을 찾아다니다가 입주하게 되었다. 보증금이 없는 데다 언제라도 위치나 규모의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역시 우리에게 적합한 조건이었다. 일본에도 사무실이 있는데 거긴 임대료가 매우 비싼데다 그 사무실을 나간다고 의견을 밝혀도 추가로 6개월은 더 써야 하는 게 원칙이라 불편이 많다.

Q6. 향후 사업 확대 계획이 있다면?

: 지금 한국과 일본의 고객을 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때가 있다. 향후엔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및 국가로 고객을 확대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선 각국의 각종 절차도 파악해야 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들여올 수 있는 루트도 개척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합리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다른 판매자에게 공급하는 B2B 플랫폼도 만들고 싶다.

Q7.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중소 사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조언이 있다면?

: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꼭 크고 번듯한 독립 사무실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외부 시선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세보단 실리를 추구해야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크게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점차 깎아 먹는 결과만 나올 수도 있다. 반대로 점토를 붙이듯 조금씩 자신의 공간을 늘려 나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할 것을 권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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