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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신종 코로나가 바꾼 재판 모습… 판사 “피고인도 마스크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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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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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계속 늘자 많은 사람이 몰려 감염병에 취약한 법원과 검찰청도 바이러스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7일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전국 법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 방안’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명의로 구체적 대응방안을 담은 이메일을 전국 법원장에게 발송했다.

공문과 이메일에는 △2월 정기인사 이후 이어지는 퇴임식이나 이ㆍ취임식의 최소화 혹은 연기 검토 △민원인들과의 접촉이 잦은 민원실 직원과 보안관리대원 근무시간 마스크 착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행정처는 “판사들이 재판 진행 여부에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 감염 증세가 있는 피고인 사건의 기일을 변경하거나 법정 내 마스크 착용을 허용해 달라”고 일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그간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법정 안에서는 모자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해 왔다. ‘법정의 존엄과 질서유지’가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일선 판사들은 방청객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증인에게까지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닥다닥 들어서야 하는 법정의 특성상 감염 위험이 높아 불가피하게 이를 허용한 것이다.

일부 재판장은 입정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하신 분들은 벗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거나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와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지난 6일 진행된 대법원 소부 선고 때는 대법원이 방청객에게 직접 마스크를 나눠줬다. 청사 출입구 일부를 폐쇄하고 체온감지카메라를 설치한 법원도 있다.

매일 수많은 사건 관계자들이 찾는 일선 검찰청 또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 만든 매뉴얼을 토대로 신종 코로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상황에 맞춰서 소환 조사자나 변호사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이전에 만든 매뉴얼도 상황에 맞춰 업데이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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