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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마이웨이' 추미애, 윤석열과 전격 회동…취임 후 첫 대검 방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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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대변인실 분실 개소식

秋장관 제안, 예고없던 만남

검찰개혁 협조·수사권 조정 등

장관 의견 전달했을듯

공소장 비공개 논란 일파만파

삼성등 다른 사건에도 영향

국민의 알권리 훼손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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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송승윤 기자] 검찰인사 파동, 항명 논란, 청와대 겨냥 수사 등으로 긴장 관계를 유지해오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예고에 없던 만남을 가졌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방문해 윤 총장과 전격 회동했다. 이날 만남은 추 장관이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의 대검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며,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달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총장이 신임 장관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후 두 번째다. 애초 추 장관은 서울고검 2층에 자신의 뜻에 따라 마련된 법무부 대변인실 분실(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이에 앞서 윤 총장과의 회동을 결정한 것이다.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추 장관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만큼 앞으로 진행될 검찰개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검경 수사권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사 환경 등에 대한 장관의 의중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권수사팀 와해 인사, 공소장 비공개 결정 등 온갖 논란 속에서도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추 장관이 이날 윤 총장을 전격 방문한 것은, 이 같은 일련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 대변인실 분실인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해 '법무부의 입'에 힘을 실었다. 전날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은 가운데서도 과감히 보인 행보다. 추 장관은 공소장 비공개 방침을 세울 때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정치적 부담은 내가 감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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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과천정부청사가 아닌 검찰청사 안에 분실을 둔 것은 지난 1982년 청사 입주 이후 처음이다. 추 장관은 수사와 관련한 보도가 주로 검찰 입장을 반영하는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법무부의 홍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검찰과의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 등과 관련해 후속 실무작업에 들어갈 경우 검찰과의 치열한 여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검찰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권과 관련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취해진 이번 조치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한 지붕 아래 법무부와 검찰이 동거하게 된 상황을 두고 '코미디에 가깝다'는 평도 나온다. 특히 논란이 된 공소장 비공개를 비롯해 검찰 인사과정에서의 '패싱 논란' 등 최근 법무부가 보인 행보가 '일방 통행'식이라고 평가되는 상황이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시각도 있다.


추 장관이 전날 밝힌 '공소장 비공개'에 대한 논란도 법조계에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추 장관이 공소장 제출을 거부한 이유로 "잘못된 관행"을 거론한 만큼 이 원칙이 다른 사건들에도 똑같이 적용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은 관련자들의 기소를 목전에 둔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의혹' 사건의 공소장 공개 여부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취재진에 "원칙에 따라 공소장 원문은 비실명 처리되더라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전날 경제민주주의21 창립준비위원회 긴급 논평에서 "이번 법무부 조치는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정법유착', '정경유착', '법경유착'을 더 공고히 할 가능성이 크다. 파급효과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공소장 공개까지 거부되면 국민의 알 권리는 재판을 통해서만 충족될 수 있는데, 재판부가 비공개 재판을 하기로 하면 사건은 은폐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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