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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스라엘 네타냐후 "3월 총선 후 요르단강 서안 합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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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식한 '속도조절' 발언인 듯…총선 앞두고 영토 이슈로 지지 호소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3월 총선을 치른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서쪽의 도시 베이트셰메쉬에서 선거 운동을 하다가 참석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총선에서) 승리하면 우리는 역사를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승리하자마자 이스라엘 법을 요르단계곡, 유대와 사마리아(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가리키는 표현)의 모든 유대인 사회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리쿠드당은 이 엄청난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을 보장하고 이스라엘의 국경, 이스라엘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리쿠드당 당원들은 투표하고 다른 이들까지 투표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유엔은 이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간주한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 약 290만명이 살고 있으며 이곳의 유대인 정착촌에는 이스라엘인이 약 60만명이 거주한다.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최근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이 발표됐을 때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당장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이스라엘의 정착촌 인정 등의 내용을 담은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이 이스라엘에 편향된 구상이라고 거부함에 따라 중동평화구상이 실효성을 거두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 합병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미국 정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평화구상을 주도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3월 총선까지 기다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인인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다.

이스라엘은 오는 3월 2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원 120명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할 예정인데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이 각각 30여석을 확보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영토와 안보 이슈를 부각해 보수층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1월 31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남부도시 라파[EPA=연합뉴스]



미국의 중동평화구상 발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긴장이 고조됐다.

이스라엘군은 4일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표적들을 공습했다며 이번 작전은 가자지구에서 로켓포 3발이 이스라엘로 발사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도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를 이유로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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