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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진은 말한다] 김영삼 총재 제명하는 날 1979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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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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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국회 본회의장에 홀로 앉아서 '김영삼 총재 제명, 오늘 강행'이라는 제목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이날은 한국 정치에 태풍 전야 같은 날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김 총재를 통치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정치활동을 영원히 막으려 했다. 박정희 정권은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김 총재가 뉴욕타임스와 했던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김 총재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국민을 유린시키는 정권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다수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분명히 선택할 때가 왔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밤에 백두진 국회의장은 김영삼 국회의원 제명 동의안을 여당인 공화당과 유정회 소속 의원 159명의 찬성으로 본회의장도 아닌 여당 의원총회장에서 통과시켰다. 유신정권 아래 깊은 잠을 자던 민심은 폭발했다. 부산과 마산에서 10월 16일 대규모 민주항쟁이 터져나왔다. 이어 10월 26일 서울 궁정동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격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공화당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프랑스의 문호 에밀 졸라는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그 무엇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진실을 묻으면 지하에서 자란다. 엄청난 폭발력을 모아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라고 했다. 졸라가 전하는 뼈 아픈 교훈을 권력에 취한 사람들만 모르고 있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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