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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신종 코로나’ 확산]3번 확진자, 강남 병원 ~ 한강 공원 ~ 일산 식당 등 11곳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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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이동 경로 공개…방문한 호텔·병원·음식점 방역조치

4번 확진자 찾은 평택 의료기관 폐쇄한 후 역학조사 진행 중

중국 ‘잠복기 전파 가능’ 발표에 “과학적 근거 요청한 상태”



경향신문

중앙사고수습본부 가동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린 후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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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잠복기에도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중국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라”고 지시한 것도 2차 감염을 통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대비하려면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우한시를 방문한 사람 중 콧물 등 가벼운 증상을 호소한 내·외국인 100명을 대상으로 판 코로나바이러스 일제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가벼운 증상을 보여 질본에 신고하거나 관련 문의를 했던 능동감시 대상자 100여명이 검사 대상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제검사는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보건당국의 검역이 강화된 것은 국내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두 명의 추가 확진자는 입국 당시 발열 등 증상이 없어 공항에서 바로 격리되지 않고 수일간 지역사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질본이 역학조사 결과 공개한 세 번째 확진자 ㄱ씨(54·한국인·남성)의 동선을 보면, 그는 기침 등 증상이 발현된 지난 22일부터 25일 격리되기 전까지 74명과 접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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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ㄱ씨는 22일 개인 렌터카로 서울 강남구 소재 의료기관(글로비 성형외과)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이후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서울 강남구 소재 호텔(호텔뉴브)에 투숙했다. 23일 점심쯤에는 한강변으로 산책을 나가 한강변 편의점(GS 한강잠원 1호점)에 들렀고, 강남구 역삼동과 대치동 일대의 음식점도 이용했다.

24일 점심쯤 다시 지인과 함께 서울 소재 의료기관(글로비 성형외과)을 재방문했고 오후에는 경기 일산으로 이동해 음식점·카페 등을 이용했다. 저녁에는 일산에 있는 모친의 자택에 머물렀다. 한때 인터넷 등에 이 환자가 스타필드 찜질방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의 밀접 접촉자 중 1명(호텔 종사자)은 관련 증상을 보여 격리하고 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접촉자 가운데 아직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다.

질본은 ㄱ씨가 증상 발현 후 방문한 의료기관과 체류 호텔에 대해 모두 환경 소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ㄱ씨가 방문한 식당 등은 설 연휴 기간으로 휴업한 곳이 많아 순차적으로 방역조치가 진행 중이다. 네 번째 환자인 ㄴ씨(55·한국인·남성)가 방문했던 경기 평택 소재의 의료기관도 폐쇄조치한 후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본은 잠복기에는 전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ㄱ씨에게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20~21일의 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 마샤오웨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은 전날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1~14일이며, 2002~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잠복기에도 병을 옮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질본은 비말(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신종 코로나 역시 사스 및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잠복기에 전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중국 보건당국에 (잠복기 전염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오영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은 중국”이라며 “일단은 중국 당국의 발표를 무겁게 받아들여 잠복기 전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확진자는 이날까지 총 4명이다. 현재까지 확진자를 제외한 조사 대상 유증상자는 57명이며 검사 중인 1명 외 56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돼 격리해제됐다. 질본은 “중국 우한시 등 후베이성 방문 이후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대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신고를 거쳐 의료기관을 방문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복지부는 박능후 장관이 본부장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국방부·경찰청·지자체 등에서 인력을 지원받아 28일부터 250명가량을 검역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시·군·구별 보건소 및 지방의료원에 300여개의 선별진료소도 지정한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종 코로나 환자에 대한 전문치료 기능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역학조사 지원 및 연구 지원, 감염병 대응 자원 관리 등의 역할을 맡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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