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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추진 '북한 개별관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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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 국민의 대북 개별관광을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북한 개별관광은 북·미 비핵화 협상도, 남북관계도 꽉 막힌 상태에서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보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카드다. 관광 산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경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육성 중인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개별관광이 현실화될지, 신변안전 보장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한국인들도 북한 관광이 다시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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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평안남도 양덕군의 온천문화휴양지가 1월 1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중앙TV가 방영한 온천문화휴양지 전경.


■김정은, 관광 통한 발전 모색

“풍치 수려한 산천과 현대적인 봉사시설들, 스키장, 승마공원 등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 휴양지의 모습은 볼수록 감탄을 자아냈다.”(지난 15일 노동신문)

“인민의 행복을 노래하는 사회주의 문명의 별천지로, 행복의 웃음꽃 넘쳐나는 기쁨의 대명사로 되고 있다.”(지난 10일 대남 선전매체 메아리)

최근 영업을 시작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홍보 문구다. 2018년 건설을 시작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166만여㎡ 부지에 실내·야외온천장, 스키장, 승마공원, 여관을 비롯해 치료 및 요양구역과 체육문화기지, 편의봉사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7일 김정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테이프를 끊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삼지연군과 함께 김 위원장이 대표 관광지로 키우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도 참석해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가졌다.

북한이 관광산업 육성에 매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대부분의 수출·입은 물론 해외노동자 파견 등 외화벌이 창구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관광의 경우 제재 대상이 아니면서 북한으로선 한정된 자원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세계적인 관광국인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개방, 해외 문물 도입에 적극적이란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금강산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배경에도 10년 넘게 방치돼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경제적 고려도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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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온천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 경제에 도움은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3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90%는 중국인이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접경지역 중심의 당일치기 관광이 많은데다 북한 내에서의 소비액이 크지 않아 북한 경제에 아직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간 교류가 다방면으로 확대되면서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중국을 넘어 유럽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선관광’은 영국과 스위스 등 유럽 여행사와 연계한 스키 관광과 증기기관차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북한의 외국인 관광 상품은 주로 중국 소재 북한 전문여행사와 연계한 것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유럽 여행사와 협력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출신국 다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관광을 통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하려면 결국은 남측 관광객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강산 관광지구의 경우 1998년부터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중단될 때까지 19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왔는데 이 중 99%가 남측 관광객이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도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남측 관광객 수요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중국내 ‘우한 폐렴’ 확산으로 북한 당국이 국경 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북한 관광 산업에도 여파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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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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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별관광 모색하는 정부

통일부는 지난 20일 북한 개별관광 추진을 공식화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구상에 따른 조치다. 그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며 남북관계를 속도조절해왔지만 북·미 협상도, 남북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제재 틀 내에서 가능한 북한 개별관광 방식으로 3가지 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이산가족과 비영리 사회단체 중심으로 금강산과 개성지역을 방문하는 안이다. 이는 남측에서 북측으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직접 올라가는 방식으로 정부가 가장 선호하는 안이다. 다만 이 경우 관광 목적의 방문보다는 이산가족 상봉이나 사회문화교류 차원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두번째 방안은 제3국을 통한 개별관광이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이 현지 여행사를 통해 북한관광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방문하는 형식을 한국인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 당국이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해줄지, 한국인 관광객의 신변안전을 어떻게 보장받을지 등이 관건이다.

세번째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남북 연계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금강산이나 원산·양덕·삼지연 관광을 연계하는 관광 프로그램을 구성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유엔 제재와 북한 체제의 특성, 지역·범위 등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이 세가지 방식”이라며 “모두 북한 내에서 이뤄지는 관광 프로그램을 북한이 결정해, 여행사에 어떻게 내놓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같은 남측 구상에 대해 북한은 아직까지 공식·공개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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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연합뉴스


■현실화까진 산 넘어 산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한 개별관광이 성사되려면 여러 난제들을 풀어야 한다.

우선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 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북한에 들어가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제는 여행사가 관광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부터 관광객의 통행 수단, 현지에서 지출하는 비용, 소지품 반입, 여행자보험 가입 등 여러 단계에서 대북 제재에 저촉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유엔 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전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으로의 벌크캐시(대량현금) 유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광객들이 과거 금강산 관광 때처럼 사업자를 통해 북측에 일괄적으로 관광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관광객 개개인이 현지에서 숙박료, 식비 등을 지불한다면 제재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얼마까지가 벌크캐시에 해당되는지, 관광비로 지급된 돈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와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즉 미국 뜻에 따라 얼마든지 그냥 넘어갈 수도, 문제 삼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향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야 한다”며 한·미 협의를 강조했다.

신변안전 보장 문제도 있다.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경험이 있는 상황에서 신변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각에선 북한이 개방을 꺼려하던 과거와 달리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도 과거보다는 완화됐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2017년 북한 여행을 갔다가 1년 넘게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송환돼 숨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거듭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민의 신변 안전에 대한 어떤 보장도 없는 북한 개별관광이 가능하겠는가”라며 “덜컥 허용했다가 제2의 박왕자씨 사건, 제2의 오토 웜비어 사건이 터지면 그 책임을 무슨 수로 감당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 등 제3국 여행사가 북측과 관광 상품을 구성할 때 계약 내용에 신변안전 보장을 반영하도록 하고, 우리측 안내원이 동행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모두 북한 당국과 제3국 여행사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해진다.

북·미 대화 교착 이후 북한이 남측에 대해서도 무시·비난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개별관광에 대한 여론의 공감대를 넓히는 것도 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다. 보수야당들은 북한 개별관광이 ‘대북 퍼주기’ ‘굴욕 외교’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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