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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올핸 꼭 셋째 아이 가질 겁니다”…강원도 출생아 수 증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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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육아기본수당 시행 첫해 증가세로 전환

꾸준한 지원 출산이 영향 미쳤나 연구 조사 예정

중앙일보

출산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가 매년 줄고 있다. 지난해엔 역대 최저인 30만 명대로 집계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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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꼭 셋째 아이 가질 겁니다.” 직장인 한모(38·강원 춘천시)씨 부부의 새해 가장 큰 목표는 올해 안에 셋째 아이를 갖는 것이다. 그동안 아이를 더 낳고 싶었지만, 아파트 대출금 상환과 보험료·생활비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이 많아 출산 계획을 미뤄왔다.

맞벌이인 한씨 부부의 수입은 매달 500만원 남짓. 6세 아들과 4살 딸에게 들어가는 교육비까지 합치면 500만원도 부족해 저축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씨 부부가 셋째를 계획하게 된 건 강원도가 지난해부터 지급하고 있는 육아기본수당이 한몫했다.

한씨는 “정부와 강원도에서 주는 수당을 모두 합하면 몇 년간 매달 40만~50만원 정도의 지원금이 나온다”며 “이 정도 지원이면 아이를 더 낳아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셋째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가 지난해 1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육아기본수당 지원 사업 덕분일까.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던 강원도 출산율이 지난해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23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내 출생아 수는 8370명으로 2018년 8351명보다 0.23%인 19명이 늘었다. 2015년 1만929명, 2016년 1만58명, 2017년 8958명 등 매년 600~1100명 정도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출생아 증가는 의미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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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거주자 4년간 매월 30만원씩 1440만원 지원



강원도 거주자가 아이를 출산하면 소득과 상관없이 4년간 1인당 월 30만원, 총 1440만원을 지원한다. 단, 아이 출생일 기준으로 엄마 또는 아빠가 강원도에 1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지원을 받다가 다른 시·도로 이사 가면 더는 받을 수 없다. 이 밖에도 정부에서 연령별로 주는 양육수당 10만~20만원이 있어 강원도에서 아이를 낳을 경우 매월 40~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출산장려금과 출생아 지원금도 있다.

반면 인구가 비슷한 충북의 경우 2015년 1만3563명이던 출생아 수가 매년 1000명 가까이 줄어 지난해 9347명으로 떨어졌다. 전북 역시 2015년 1만4087명이던 출생아 수가 매년 1000명가량 줄어 지난해엔 9035명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도 2015년 43만8420명이던 출생아 수가 2016년 40만6243명, 2017년 35만7771명, 2018년 32만6822명, 지난해 30만6409명으로 최근 5년 세 13만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시스템(RIUS)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한 번이라도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많았던 적이 있는 지역은 강원도와 세종시뿐이었다. 세종시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출생아가 늘어난 건 강원도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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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나눔터' 행사에서 엄마와 아이들이 베이비 마사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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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기본수당 5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 추진



지난해 2월 아들이 태어나면서 1년 가까이 수당을 받아온 윤모(35)씨는 “매달 지원되는 수당이 기저귀와 분유, 육아용품을 사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며 “혼자 벌고 있어 생활이 빠듯하기 때문에 하나만 잘 키우려고 했는데 수당이 늘어나면 둘째를 낳는 것도 고민해볼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육아기본수당이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오는 2월부터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육아기본수당에 따른 양육여건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검증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매월 30만원의 육아기본수당을 5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정배 강원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지난해 증가한 출생아 수가 소폭이기는 하나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증가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업 효과성 분석결과를 토대로 육아기본수당 금액을 증액해 지급하는 등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전국 광역·기초 지자체의 출산 축하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동네 출산축하금’ 사이트(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12)를 운영 중이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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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출산축하금 오르는 시·군·구 4곳.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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