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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내려놓을' 시간 얼마 남지 않은 황교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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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설 연휴가 다가왔다. 보수야권은 그간 대통합과 공천 등 산적한 과제를 두고 '설 연휴 전'이 마감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정작 마감이 닥쳐 온 지금, 숙제를 끝낸 이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직도 새로운 숙제를 만들어내는 데 바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다.

보수대통합이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황 대표가 가장 많이 한 말 중의 하나는 '내려놓겠다'는 다짐이었다. "자유 우파의 통합을 위해 나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선언은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처럼 들리기도 했고, 혹은 범보수권의 다른 리더들을 향한 압박으로 읽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황 대표의 다짐은 구두선으로 남았을 뿐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진 못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수차례 '내려놓다'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당권 혹은 공천권을 내려놓거나 불출마를 선언하느냐는 디테일한 부분을 물어도 그는 그저 "당이 원하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식의 추상적인 답변만 했을 뿐이다.

황 대표는 억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하반기 황 대표는 장외투쟁과 삭발, 단식에 이르기까지 정신없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국민에게 호소했다고 말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 대표 주연의 드라마는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뿐 쇄신의 효과를 불러오지 못했다. 당 대표가 머리를 밀고 밥을 굶는 동안 당은 어떤 변화도 꾀할 수 없었다. 전진하지 못한 채 정체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헛발질이 많았다. 최근에는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가 급히 회수하며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할 때 자신이 키운 반려동물이 '작고했다'며 사람에게 쓰는 표현을 썼다가 조롱을 받기도 했다. 국민통합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기존의 행보를 민망하게 하는 사고들이다.

총선 승리보다 대선에 욕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사이 당장 시급한 과제들에 대한 당의 주도권은 모두 '외주화' 됐다. 보수통합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맡겼고 혁신의 주역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됐다. 촉박하게 돌아가는 총선 시계 앞에서 수세적인 대응만 하다보니 자연스레 나온 결과다.

통합에서도 혁신에서도 주인공의 자리를 잃은 황 대표의 방향성이 모호해졌다. 대선은 아직 먼 이야기이고 당장 급한 총선 전략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황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론과 영수회담 이야기를 꺼냈다.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유승민 의원은 황 대표의 개헌 언급에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전혀 맥락을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황 대표가 자발적으로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는 많이 남지 않았다. 아직 총선 출마 지역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황 대표는 "비례대표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전히 윤곽은 그려지지 않는다. 본격적인 공천의 과정에서도 당 대표의 역할은 중요하다. 황 대표가 총선에 정말 기여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한 방'이 절실한 때다.

설 연휴 첫날인 24일에 황 대표는 또 다시 새로운 약속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 사유화를 막기 위한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숙제가 또 하나 늘었다. 하지만 기억해야 될 것은 모든 숙제의 1차 마감일은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4·15 총선이 그 날이다. 내려놓을 기회는 많았으나 평가 받을 시간은 이제 많이 남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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