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8 (수)

상다리 휘어지게? 이번 설엔 ‘제로 웨이스트’ 도전해보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년 설 음식을 많이 만들긴 하는데 정작 절반도 못 먹고 버릴 때가 많더라고요. 괜히 쓰레기만 늘린 건가 싶어 죄책감까지 들었는데, 이번엔 여기 게시판에서 얻은 팁으로 쓰레기를 확 줄여보려고요.”

설 연휴를 앞두고 인터넷 맘카페(육아카페) 중심으로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설엔 특히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종 쓰레기들이 마구 버려지기 마련인데, 조금만 신경을 기울여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설 맞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다.

설 명절 ‘제로 웨이스트’의 가장 큰 적은 역시나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전주 대비 23.4%(1만 2,087톤)나 증가했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많은 음식을 차려 대접해야 한다는 왜곡된 명절 문화 영향이 크다. 제로 웨이스트 첫 걸음은 이런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먹을 만큼만 음식을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음식 재료가 처리하기 곤란할 정도로 많이 남았다면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것도 방법이다. 푸드뱅크는 개인으로부터 여유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에게 식품을 지원해주는 복지단체다. 전국에 480여곳이 있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집 주변 푸드뱅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명절만 되면 유독 심해지는 과대 포장도 환경을 헤치는 주범이다. 선물 세트를 덮고 있는 거대한 스티로폼, 일회용 비닐 포장지 등 처치 곤란 쓰레기들이 명절 때 쏟아진다. 인터넷 게시판엔 명절 선물을 준비할 땐 상대가 처치 곤란한 포장지 때문에 난감해 하지 않게 내용뿐 아니라 ‘겉포장’도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이 적잖게 올라왔다.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 소비’를 하자는 주장이다.
한국일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제로웨이스트 쇼핑몰 ‘더피커’의 매장 모습. ‘더피커’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가게도 많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쇼핑몰 ‘더피커’는 국내 최초 제로 웨이스트 가게인데, 곡물과 채소 등 식료품은 소비자가 용기나 주머니를 가져오면 무게를 달아 판매한다. 당장 이런 실천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제수용품을 사러 갈 때 장바구니라도 챙겨가는 건 어떨까. 제로 웨이스트를 생활화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제로 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아예 안 만들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