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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외상센터 논란' 2년전 예고한 이국종 "수많은 세력이 방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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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재난안전대책서 "현장에 예산 20%만 와도 다행"…소모품 훔쳐 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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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경찰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유 원장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으로 지난 17일 경찰청에 고발했다. 사진은 21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의 모습. 2020.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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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외상센터 지원 문제로 아주대병원 측을 비롯해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2년전 이번 갈등을 예견한 발언을 해 주목된다. 최근 이 교수는 정부 예산을 받아 간호사 등 60명을 충원하기로 한 권역외상센터 인력충원 계획이 병원 측의 지시와 복지부의 묵인으로 37명만 충원됐다고 폭로했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화재 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 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가 2018년 2월 개최한 소방행정체계 개선에 관한 공청회에서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들이 빼먹을 것만 다 빼먹는다"고 우려했다.

스테이크홀더는 말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19세기 미국에서 말뚝을 땅에 박아 자신의 영토를 표기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소유주나 주인을 대신하는 의미지만 요즘에는 어떤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로 해석한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제도 개선이나 그런 것들을 도와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런(각종 지원이) 현장까지 잘 오지 않는다"며 "정부 관료한테 들은 바로는 20%만 제대로 와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했다.

이어 "소모품 예산이 떨어져서 병원에서 거의 훔쳐다 쓰다시피 하고 있다"며 "저희가(외상센터 근무자들이)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닥터 헬기 도입 전 경기소방본부 헬기를 이용하는 상황에서도 스테이크홀더의 개입이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제가 하는 액티비티(헬기를 활용한 응급구조)에 대해 소방본부장이 회의 석상에서 '이게 이국종의 개인택시야? 하지 말라고 그래' 이런 얘기가 나오게끔 유도를 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행정조직, 관료조직, 수 많은 세력들이 보고 선상에서 전문가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는 방향을 조직적으로 방해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아주대병원이 정부의 교부금을 교부 목적에 맞게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복지부는 겉으로 자신과 병원의 갈등을 중재하는 척하면서 병원 측의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고 강조했다.

앞서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대한 필요인력 문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한 국민적 지지가 이어지자 정부는 센터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에 이 교수가 이끄는 경기남부권역센터도 지난해 간호인력 60명 충원 등을 위한 교부금이 지급됐지만 센터를 운영하는 아주대병원은 그동안 부담한 인력비를 교부금으로 충당하고 37명만 충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복지부가 아주대병원의 교부금 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주대병원 문제를 지난해 조사했지만 법과 제도에 어긋나게 행동한 적은 없다"며 "양자가 포용하는 자세라면 간호사를 10명 정도 더 늘릴 수 있었을 텐데 감정의 골이 너무 깊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공청회를 준비했던 국회 관계자는 "늘어난 교부금은 늘어난 목적에 맞게 쓰여야 한다"며 "복지부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예산을 투입해도 실제 간호인력은 늘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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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조태형 기자 =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기하고 있다. 2019.10.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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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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