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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문석균, '공천세습' 논란에 父 지역구 출마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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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 비판 여론에 백기 든 듯

세계일보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더불어민주당 문석균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 연합뉴스


아버지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섯 번 당선된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공천 세습’ 논란이 불거진 문석균(49)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의정부시갑 상임 부위원장이 23일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지역구 세습’과 ‘아빠 찬스’란 비판 여론이 적지 않고 특히 ‘공정’에 민감한 젊은층 유권자의 반발 심리 확산과 총선 악영향을 우려한 당내 압박 기류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문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의정부갑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에서 ‘아빠 찬스’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50입니다. 제가 적은 나이가 아니에요. 나이가 50이 돼서 세습이니, 그냥 뭐 아버지의 뜻으로 하는 것 같이 말씀하시면 정말 섭섭해요. 저는 아버지의 길을 걸을 겁니다”고 문 의장의 지역구를 이어 받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 문 의장 부자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잖았고 비판 여론도 갈수록 확산됐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 부위원장의 주장을 ‘헛소리’, ‘역겹다’는 표현까지 쓰며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지금 선거구가, 원래 아빠가 갖고 있던 거라면 그건 아빠 찬스다. 조국 사태 이후 비리를 비리라 부르지 못하게 됐다면, 이번 사태 이후엔 세습을 세습이라 부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문 부위원장이 2018년 7월 초등학생이던 아들과 아내를 문 의장의 한남동 공관으로 전입시킨 게 알려지면서 자식 교육을 위해 ‘아빠 찬스’를 썼다는 등 여론이 더 나빠졌다. 의정부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자신은 의정부에 남고, 아내와 자녀는 생활·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세대 분리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급기야 당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일본과 달리 정치권력 대물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인 지역에서, 그다음 임기에 바로 자녀가 같은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분명히 밝힌다”고 문 부위원장을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부모가 지역위원장인 지역에서 자녀가 주요 직책을 맡았다면 실질적으로 당내 다른 인물과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문 부위원장의 의정부갑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당 내에서도 “문씨에게 공천을 줘선 안 된다”는 기류가 번졌고, 결국 민주당은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했다.

결국 문 부위원장은 '지역구 세습' 논란에 선 문 부위원장은 총선 출마를 접었다.

문 부위원장은 이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진하겠다”며 “성원해 준 모든 분, 특히 의정부 시민과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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