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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장관, 대규모 검찰 인사 단행…‘윤석열 사단’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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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차·부장검사급 등 중간간부급 검사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8일 고위급 간부 인사에 이은 ‘2차 인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중간간부들의 유임을 건의했지만 교체 인력이 상당하다. 아울러 검찰 핵심부서라고 할 수 있는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단이 모두 교체됐다. 현 정부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중간간부급 인사 중 일부도 교체됐다. ‘윤석열 검찰’ 체제에서 핵심역할을 하던 인사 중 상당수가 바뀐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법무부는 23일 검사 759명(고검검사급 인사 257명, 일반검사 502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발령 시기는 2월3일이다.

이날 발표된 인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모두 교체됐다는 점이다. 신자용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신봉수 2차장은 평택지청장으로,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이동한다.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이들을 대신해 이정현 서부지검 차장이 1차장을,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이 3차장을 맡게 된다. 2차장에는 이근수 부장검사가 기용됐는데, 이 부장검사는 방위사업감독관으로 파견됐다가 이번에 다시 검찰에 복귀했다. 4차장에는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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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등을 총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차장급 검사들이 모두 바뀐 것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이었던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도 천안지청장으로 보임됐다.

다만, 수사를 실제 담당하는 부장검사급 인사는 엇갈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담당하면서 최강욱 현 청와대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이동한다. ‘국회 패스트트랙’ 수사를 지휘했던 신응석 서울남부지검 2차장은 청주지검 차장으로 이동했다.

반면 청와대 하명수사의혹을 조사하고 있던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의 이정섭 부장은 유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4부의 이복현 부장은 직제 개편으로 새로 생기는 경제범죄형사부장을 맡게 된다. 수사 동력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현안사건 수사팀의 부장검사와 부부장 검사 등은 대부분 유임시켜 기존의 수사 및 공판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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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사에서는 대검찰청 간부진 연쇄 이동도 눈에 띈다. 윤 총장이 대검 중간간부 라인을 유임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인사 폭은 그리 크지 않지만 직접 수사와 연관된 인사들이 대거 바뀌었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은 원주지청장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는 손준성 원주지청장이 들어왔다. 엄희준 수사지휘과장, 임현 공공수사정책관, 김성훈 공안수사지원과장 등도 교체됐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상갓집에서 항의했던 양석조 반부패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검사 감찰을 수행하는 신승희 검찰 1과장과 정희도 2과장도 교체된다. 정 2과장은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와 관련해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렸던 인물이다. 법무부는 인사에 대해 “특정부서 출신에 편중된 인사, 기수와 경력에 맞지 않는 인사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점 등 지난번 인사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수부 중심의 ‘윤석열 사단’이 약진했던 지난 7월 인사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당시에도 인사결재권은 법무부에 있었다.

법무부는 또 “우수 형사부장 등 형사부 및 공판부에서 묵묵히 기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검사, 우수 인권감독관, 인권검사 등 인권보호에 충실한 검사, 기관장 추천 우수검사, 고검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한 검사 등을 적극적으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선 청 형사부 업무역량을 강화하고, 국회나 통일부 등 8개 부처로의 파견 검사를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를 법무부로 발령됐다. 서 검사는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과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유임됐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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