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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권위 "경찰서 유치장 화장실 가림막 미설치는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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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서 유치장 내 화장실에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는 것은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 씨는 지난해 7월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유치장에 입감됐다. A 씨는경찰서 유치장 보호유치실에 입감되는 과정에서 수갑 2개가 한꺼번에 채워졌고, 입감된 보호유치실에는 화장실 차폐시설(가림막)이 없어 화장실 이용 시 굴욕감을 느꼈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는 화장실 차폐시설을 두지 않도록 한 경찰청 훈령인 유치장 설계 표준규칙에 따른 것이다.

이에 담당 경찰관은 “당시 A 씨가 신체검사를 거부하고 소란과 난동을 피워 위험 방지 및 유치인 보호 목적에서 뒷수갑(양손을 뒤로하여 수갑을 채움)을 채워 보호유치실에 입감시켰다”며 “추가로 뒷수갑을 다른 수갑으로 이어 벽면 고리에 연결한 것은 보호유치실 내부에 설치된 CCTV 사각지대와 진정인의 자해 우려를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A 씨가 입감된 해당 경찰서 유치장 보호유치실에는 화장실 차폐시설 없이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유치인 안정과 안전을 위한 감시를 넘어서 유치인의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인권위는 “뒷수갑으로 신체가 결박되고 보호유치실에 입감되어 거동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벽면 고리에 다른 수갑으로 연결하여 유치인의 거동을 극단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유치장 설계 시 적용되는 경찰청 예규인 ‘유치장 설계 표준 규칙’제12조 제7항의 개정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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