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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서울시 ‘토고납신’ 업무보고 시민 80명에 처음으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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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시민과 함께 보고받아

“청년에 물고기 낚는 법 알려줘야”

“키움센터 무제한 이용할 수 있나”

돌봄 등 정책 토론도 이어져 ‘눈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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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 시민 80여명이 자리를 잡았다. 가운데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고위 공무원들이 테이블을 놓고 둘러앉아 있었다.

“서울시 청년정책은 전반적으로 ‘물고기를 주는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기회의 균등 등 ‘물고기를 낚는 방법’의 관점에서 청년정책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지 3년이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창민씨가 “서울시 청년정책에 제안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을 듣던 박 시장과 시 간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지역에서 살다가 서울로 왔다. 어떤 어려움을 느끼시는지 잘 안다. 한국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단순한 공정을 넘어 ‘물고기를 잡는 방법’까지 제시하겠다.” 김영경 서울시 청년청장이 이씨의 말을 받았다.

이날 시청에서는 이색 풍경이 연출됐다. 시민들이 박원순 시장과 함께 공무원들에게 신년 업무보고를 받고, 정책에 대해 토론을 벌인 것이다. 통상 신년 업무보고는 공무원들이 시장에게 하는 것으로 비공개로 진행돼왔다. 시가 이런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부산시는 2015~2017년 시민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공개했다.

시민들은 서울시의 4대 역점사업인 △혁신창업 지원 △청년출발 지원 △신혼부부 주거지원 △초등돌봄 키움센터 설치 등에 대한 추진 계획을 보고받고, 분야별로 질문과 제언에 나섰다.

이 가운데 특히 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정책은 초등돌봄 분야였다.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토론과 정책 제안이 이뤄졌다. 윤주영 서울시 아동명예시장이 “학원과 다른 학원 사이에 비는 시간에도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강지현 서울시 아이돌봄담당관은 “키움센터는 (아동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학원을 갔다가 오기도 하고, 다른 볼일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엔 자녀를 둔 부모들의 ‘돌봄교사의 질을 서울시가 어떤 시스템으로 관리할 것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토론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년 업무보고를 시민에게 공개한 이유에 대해 “묵은 것을 들어내고 새로운 것을 들이마신다는 ‘토고납신’의 마음가짐으로 서울시가 더 담대하고 새롭게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보여주기 위해 새롭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 조직도를 보면 시장 위에 시민이 있는데 이제는 시민이 직접 업무보고를 받을 때도 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 모인 시민들은 서울시의 초청과 공모를 통해 사전에 선정된 초·중학생과 학부모, 청년, 신혼부부 등 정책 당사자들이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업무보고는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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