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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유발 하라리 "적대적 기술경쟁이 인간해킹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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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포럼 ◆

매일경제

미·중 간 고조되는 기술 군비 경쟁은 과연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까.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기술 군비 경쟁의 미래' 세션에 선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과 글로벌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갈수록 심화하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하라리 교수는 "19세기 산업혁명 승자가 전 세계를 지배했듯이 미·중 기술 군비 경쟁이 글로벌 승자를 가린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지금의 기술 군비 경쟁은 제국주의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엔 다른 국가를 종속시키기 위해 군인을 보냈지만 지금은 다른 국가의 데이터를 확보하면 얼마든지 군대를 보내 점령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제국이 되기 위한 데이터 전쟁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라리 교수는 "우리는 이제 기업과 정부가 수많은 사람을 해킹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며 "개인에 대한 충분한 생물학적 지식, 충분한 컴퓨터 사용 능력, 충분한 데이터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개인의 몸과 머리, 나아가서는 삶을 해킹할 수 있고 결국은 해킹한 이가 해킹당한 이를 더욱 잘 알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라리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인간 해킹'으로 규정하고 개인 의료기록이나 취약점 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 감시'가 만연한 때에는 인간다움과 자유를 박탈당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반면 런 회장은 "기술 패권 경쟁이 승자와 패자를 나누지 않을 것"이라며 하리리 교수와 다른 의견을 펼쳤다. 런 회장은 "과학은 하나의 진실에 대한 학문"이라며 "기술 발전은 선을 위한 것이지 악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규정했다. 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두려움을 1차 산업혁명 당시 기계 기술이나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두려움에 비교해 주목받았다. 처음에는 이것들이 사회에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결국 서서히 극복됐다는 게 런 회장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대해서도 런 회장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런 회장은 "우리는 지난해 (미국 제재로 인해) 경험을 쌓았고 더 강한 조직이 됐다"며 "우리는 미국이 더 강하게 공격하더라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보스 취재팀 = 김명수 국차장 / 박봉권 부장 / 윤원섭 차장 / 유주연 기자 / 전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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