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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노트]서울 주택보급률 첫 하락, 내년 아파트 입주 '반 토막'…대출 억제만으로 집값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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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 최근호

전 세계 집값 급등 집중 분석

유동성·교통·공급의 문제

주택공급 확대가 근본 해법

서울 공급 부족 지속 우려

중앙일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집값 급등 문제를 조명하며 주택공급 부족을 근본원인으로 지적했다.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면 주거지 확보가 관건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조성한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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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인텔 공동 설립자)가 1965년 발표한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 능력이 2년마다 두 배로 향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주장이 맞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컴퓨터 능력이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나도록 무어의 법칙은 유효하다. 주택시장판 무어의 법칙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무어의 법칙을 끄집어내며 “집값이 소득보다 꾸준히 더 빠른 속도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로 앞으로의 집값을 전망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국이 집값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도시가 더욱 심하다. 이코노미스트가 ‘끔찍한 주택공급 실책’이라는 표지 제목으로 9꼭지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2008년 주택시장 붕괴에 따른 금융위기를 겪고도 제대로 교훈을 얻지 못한 채 10여년이 지나 또다시 위기를 맞을 조짐이 보여서다.

집값에 주목한 이유는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파급효과 때문이다. 지나치게 비싼 주택가격과 임대료 급등은 경제 성장 발목을 잡는다. 불평등을 확대하고 세대·지역간 분열을 낳으며 사회의 공정성을 떨어뜨린다. 정치적 불안도 가져온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적 안정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그는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의 이례적인 가격 급등은 부의 불평등이 심화하는 것은 물론, (중략) 공정사회, 공정경제에 가장 역행하는 현상이다”고 했다.

앞으로도 집값 상승이 예상되지만 해법이 없는 게 아니다. 1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보수지인 이코노미스트는 국가가 나서길 주문했다. 크게 세 가지다. 주택 금융 규제, 교통망 개선, 도시계획 변경이다.

저금리 기조로 많이 늘어난 유동성이 발등의 불이다. 싸게 빌린 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전철 등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됐지만 교통 발달 속도가 원거리 주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도심 집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출퇴근 시간 단축을 위한 교통망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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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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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을 늘리는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동성과 불편해진 교통으로 도심 집값이 뛴 근본 원인이 주택 부족이다. 유럽 등은 주택 소유자의 이해관계가 작용해 자신의 동네에 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님비’로 주택 공급이 부족해졌다. 주택 건설을 억제하고 있는 도시계획을 바꿔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

이코노미스트 해법으로 보면 우리 정부는 대출 금지 등을 시행하며 지나칠 정도로 유동성 차단에 나섰고 GTX 등 광역교통망을 대폭 확대한다.

가장 중요한 주택공급은 ‘안정적’이라는 정부의 판단과 달리 불안하다. 2016~18년 서울 입주 주택이 7만8000여가구로 예년보다 30%가량 늘었지만 주택보급률(일반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이 되레 떨어졌다. 국토부가 밝힌 2018년 기준 서울 주택보급률(잠정)이 95.9%로 2017년보다 0.4%포인트 내려갔다. 주택보급률 하락은 정부가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입주물량도 주택보급률을 높이는 데 부족한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주택공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내년 서울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2만1000여가구로 지난해와 올해(각 4만2000~4만3000가구)의 반 토막이다. 아파트 공사기간이 대개 2년 이상이어서 서둘러 지어도 내년 입주물량이 더 늘어나기 어렵다. 현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착공을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많다고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실제 착공에 들어가 입주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부의 수도권 30만가구 주택공급 계획에 들어 있는 서울 4만가구가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2024~25년 이후 입주한다.

중앙일보

자료: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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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유동성을 억누르고 시간 거리를 단축해도 집값 급등 악순환이 반복하게 된다.

주택공급을 늘리는 관건은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확보하는 일이다. 땅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집을 지을 수 없는 땅을 주거지로 바꾸면 된다. 이코노미스트가 훼손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해 주택을 지을 것을 제안한 이유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그린벨트를 풀어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대거 공급해 공급 효과를 봤다. 현 정부도 서울 내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 개발을 추진했다. 지금은 서울시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상태다.

상업용지 등의 주거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상권이 퇴색하며 상업용지 쓸모가 줄고 있기도 하다.

건물 규모를 결정하는 용적률(땅 면적 대비 건축연면적 비율)을 높이면 땅을 넓힐 필요 없이 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동 단위까지 실거래 정보를 다 보면서 촘촘히 (주택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정작 촘촘히 들여다봐야 할 주택공급은 뜨문뜨문 보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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