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속보] 대구통합공항 이전지 의성 비안, 군위 소보 결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민투표 결과, 군위 우보 후보지 눌러

소음·고도제한 피해 입어온 대구 동·북구 “환영”

수성·달서·중구 “너무 멀어 동네공항 전락 우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을 한곳에 묶은 대구통합공항 이전지가 대구 도심지에서 44㎞ 떨어진 경북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에 걸친 공동후보지로 정해졌다. 대구 동구에 민간공항이 들어선지 59년 만에 공항 이전이 결정됐다. 대구와 함께 군사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광주공항과 수원공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군위와 의성지역 주민들은 21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군위군 우보 후보지 △군위군 소보와 의성군 비안 공동후보지를 상대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소보·비안 공동후보지가 투표율 88.69%, 찬성률 90.36%를 보여 군위군 우보 단독후보지를 앞질렀다. 국방부와 대구시 등은 유치 신청, 이전지 선정위원회 등을 거쳐 올해 중으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내년에 설계를 끝낸 뒤, 2022년 첫 삽을 뜰 계획이다.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오는 2026년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지역에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이 동시에 문을 연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공항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구시민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수십년 동안 전투기 소음과 건축물 고도제한 등 피해를 입어온 대구 동구와 북구 주민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대구 수성구, 달서구, 중구 등지에서는 “공항까지 가려면 거리가 너무 멀어 불편하다. 한해 4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국제공항이 경북으로 이전한 뒤 자칫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시민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취임 이후 5년여 동안 대구공항 이전에 매달려온 권영진 대구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위 우보 후보지에 온 힘을 쏟아온 김영만 군위군수가 투표 결과에 승복할 것인지도 아직 알 수 없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공항이전특별법에는 해당 지자체장이 투표 결과를 성실히 반영해 군민의 뜻에 따라 공항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김 군수가 우보 탈락에 항의하며 소보·비안 공동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을 거부할 경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경북에서는 구미, 김천, 안동, 영주 등 북부권에서 의성 비안, 군위 소보 공항 이용이 편리해져 환영하는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공항이 오면 인구가 줄어들어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이 확 달라진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찾아오고, 그렇게 되면 전망도 밝아진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통합공항 이전은 대구 동구, 북구 주민들이 2007년 군사공항이전 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시작됐다. 마땅한 이전후보지를 찾지 못해 흐지부지해 오다 2016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을 한곳에 묶는 대구통합공항 이전 계획을 밝히면서, 이전 작업이 발 빠르게 추진됐다. 이듬해 2월 국방부가 이전후보지로 군위군 우보와 군위군 소보, 의성 비안 공동후보지 등 2곳을 선정했고, 주민투표로 이날 최종이전지가 가려졌다.

군위군 소보, 의성군 비안 이전지에 들어설 대구통합공항은 1530만㎡ 규모이며, 이 가운데 민간공항은 30만∼40만㎡를 차지한다. 현재 대구공항 면적보다 2.2배 넓다. 또 지금은 2.7㎞짜리 활주로가 짧아 동남아 운항에만 머물지만, 앞으로 미주와 유럽으로 갈 수 있도록 활주로 길이를 3.2㎞ 이상 건설한다. 현재 인천공항 활주로는 3.8㎞이다. 공항 건설에 필요한 비용 9조1400억원은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라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마련된다. 국방부와 대구시가 선정한 사업자가 공항을 건설해 정부에 기부한 뒤, 현재 대구 시내 공항 터 680만㎡를 개발해 사업비를 충당한다.

김진상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장은 “전체 면적 가운데 절반은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아파트단지, 상업단지, 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분양할 예정이다. 3.3㎡에 1천여만원씩 분양해 10조원을 마련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공항이전지에서 탈락한 군위군 우보 등지에는 8천억원을 들여 항공부품단지를 조성하는 개발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시 제공.

▶네이버에서 한겨레 구독하기
▶신문 보는 당신은 핵인싸!▶조금 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