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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韓, 호르무즈 파병 독자작전 형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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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독자파병 ◆

지난해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해온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 한미동맹, 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 일본처럼 미국 주도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파병하기로 한 것이다.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1일 "정부는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기존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 이는 미국이 요청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르무즈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 형태로, 청해부대는 IMSC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 작전을 수행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파병은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가겠다"고 언급했는데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와 독자 활동을 선택한 것이다. 정 실장은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파견하기로 했다.

당장 21일 오후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 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한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됐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나라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요충지로 현재 중동 지역에는 우리 교민 약 2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말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파병 결정을 설명했으며, 아직 미국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같은 시기에 이란 측에도 이를 통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호르무즈에 외국 군대가 들어오는 데 반대하지만 한국과 양자 관계는 관리해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박만원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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