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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삼성 금융수장 모두 금융사 출신으로…실무형 전문가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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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인사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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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인사는 '60세 퇴진을 통한 세대교체' '현장 업무에 강한 실무형 최고경영자(CEO)' 등 키워드로 요약된다. 60세가 된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퇴진하고 이 자리를 50대 중·후반인 후배 CEO들이 메운 것이다. 금융 계열사 5곳 가운데 3곳 수장을 교체함으로써 평균 나이는 58세에서 57세로 낮아졌다.

이번에 새롭게 CEO가 된 사람들은 해당 분야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실무형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 둔화와 저금리 등으로 인해 금융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새로 내정된 수장 모두 삼성생명 출신이라는 점도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이다.

300조원대 거대 자산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된 전영묵 사장은 1964년생으로 원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생명에 입사해 자산운용 분야에서 쭉 성장해왔다. 199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고 자산관리의 꽃으로 불리는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증도 취득하는 등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전 사장은 삼성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재임 당시 업계 최초로 펀드·기금 등 수탁액이 90조원을 넘어서는 등 경영 능력도 검증받았다는 분석이다. CFO 출신이라 숫자에 밝아 깐깐한 스타일이지만 직원들과 수시로 '번개 모임'을 즐기는 등 젊은 사고로 삼성생명에 변화를 가져올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사장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마케팅전략그룹과 경영혁신그룹장, CFO 등을 역임한 재무관리 전문가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금융일류화추진팀(현 금융경쟁력제고 TF)에서 일해 카드 관련 업무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 출신으로 후배들에게 솔선수범하면서 격의 없이 대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부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소매금융사업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그는 김대환 내정자,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과 함께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한 금융 핵심 엘리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1995년 삼성증권 기획팀에 입사한 그는 관리·인사·기획·상품 개발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뒤 2018년 2월부터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그해 7월 삼성증권 배당 사고로 사임한 구성훈 전 사장이 떠난 빈자리를 직무대행으로 채우며 임기를 시작한 장 사장은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그룹 내에서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본사와 지점 영업 간 이익을 균형 있게 달성하면서 매 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18년 3월 선임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57)은 이번에 유임됐다. 최근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실적이 안 좋지만 임기가 내년 3월까지 1년 남은 데다 실적 부진 원인이 내부적인 요소만은 아니라는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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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 금융 계열사 CEO들은 모두 금융사 출신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 등 타 계열사 출신이 오는 사례도 많았지만 이제는 금융 분야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정착된 것이다.

다만 과거 그룹 미래전략실 산하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들이 중용되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미전실 출신이 주요 보직을 차지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 계열사 사장단이 새롭게 바뀌었지만 이들 앞길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저금리 심화와 손해율 급증 등으로 과거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1조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냈던 삼성화재만 해도 지난해 7000억원 선으로 이익이 급감했다. 카드 또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 등 제약 때문에 과거만큼 이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부임한 CEO들은 해당 분야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을 뚫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것이 이들 CEO에게 부여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 우제윤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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