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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SUV도 전기차로… 자율차 실내는 스위트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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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의 자동차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의 부스에 전시된 SUV 전기차 '엠바이트(M-Byte)'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었다. 2021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하게 될 '전기차 SUV'다. 업계 관계자들이 이곳저곳 뜯어보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이 모델엔 미래지향적 사양이 다수 탑재됐다. 차 천장은 유리 소재로 만들어졌고, 운전석 앞엔 좌우로 길게 48인치 곡면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들어갔다. 바이톤 관계자는 "운전자는 비상시에만 운전에 개입하면 되는 '레벨 4'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면서 "향후 운전자가 차에서 머무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S는 더 이상 IT 업체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첨단 기술·기능을 탑재한 자동차들이 CES 무대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참가하는 자동차 업체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CES에서도 현대·기아차를 비롯, 100여 곳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미래 신기술을 선보였다. 전시 차량은 전부 전기차였고, 차의 형태는 SUV·픽업트럭 등 레저용 차량(RV)이 많았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실내 공간이 카페·호텔처럼 바뀐 차량도 다수 등장했다. 이르면 내년, 길게는 10년 뒤 미래 자동차 발전 방향을 내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대세는 '전기 SUV'

엠바이트의 곡면 디스플레이에선 내비게이션·음악 등의 정보뿐 아니라, 날씨·일정 등도 볼 수 있다. 엠바이트는 2020년 말 중국에서 최초로 출시되고, 2021년엔 북미·유럽 시장에도 나온다.

조선비즈

BMW가 CES에서 공개한 자율주행차 'i3 어반스위트'는 실내 공간을 호텔 스위트룸처럼 꾸민 콘셉트카다.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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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이트뿐 아니라 전기차 기반의 SUV는 전시관 곳곳에 등장했다. 미래차 핵심인 '전기차'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SUV'가 본격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이번 CES를 통해 '오션'을 공개했다. 엠바이트와 비슷한 디자인의 전기 SUV인데, 가격을 기존 전기차들보다 저렴한 3만7995달러(약 4400만원)로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테슬라의 보급형 SUV인 '모델Y'(최소사양 기준 3만9000달러)보다도 저렴하다. 이 가격의 모델Y는 완충 후 주행거리가 370㎞인 반면, 피스커 오션은 480㎞까지 달릴 수 있다.

아마존 부스에 전시된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 모델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리비안은 올해 전기 픽업트럭, 전기 SUV를 양산할 계획인 미국 스타트업이다. 아마존이 이 회사에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아마존 부스에 함께 전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출력이 750마력에 달하는 이 전기 픽업트럭엔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 '알렉사'가 탑재된다. '집으로 가줘' 등 육성으로 차량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닛산은 전기 SUV 모델인 '아리야'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내년 하반기쯤 실제 출시될 예정이다. 닛산이 새로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CMF-EV)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델로, 간결한 실내구조와 고성능 모터를 차용해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주차장 내 비어 있는 자리를 찾아 자동으로 주차하는 기술, 운전자 상태에 따라 주행 속도와 패턴을 조절하는 자율주행 등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으로 탈바꿈할 인테리어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차량 내부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BMW는 기존 전기차 모델인 i3의 실내를 호텔 스위트룸처럼 바꾼 콘셉트카 'i3 어반 스위트'를 전시했다. 조수석 자리엔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발 받침을, 운전석 뒤쪽엔 간단한 테이블과 스탠드 조명을 설치했다. 차 천장에 스크린을 설치, 탑승객이 주행 중 영화를 감상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꾸몄다. BMW 측은 "고객이 운전하고 싶을 땐 직접 운전하고, 쉬고 싶을 땐 쉴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AI:ME'를 공개했다. 직접 운전할 때는 운전대가 겉으로 나와 있지만, 자율주행 시엔 운전대가 콘솔 안쪽으로 숨겨지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 자율주행차엔 머신 러닝 기술이 탑재돼,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학습하고 운전자가 선호하는 경로로 달리거나 탑승객이 선호하는 실내 온도, 냄새 등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도요타는 올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선보이게 될 자율주행 셔틀 'e팔레트'의 최신 모델을 전시했다.

라스베이거스=윤형준 기자(b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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