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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내용 유출 혐의’ 현직 부장판사들에 징역형 구형... 판사들 “검찰 수사ㆍ기소 여전히 납득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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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렬 징역 2년, 조의연ㆍ성창호 징역 1년씩 구형
한국일보

성창호 동부지법 부장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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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시절 압수수색 영장에 담긴 검찰의 수사기밀을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관들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신광렬 부장판사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조의연ㆍ성창호 부장판사에게는 징역 1년씩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헌법은 수사과정에서 국민 기본권 침해 우려를 고려해 체포ㆍ구속 등 강제수사는 법관의 결정을 따르도록 했는데 피고인들은 헌법이 부여한 신성한 역할을 훼손했다”며 “수사 기밀을 몰래 빼돌린 행위로 수사와 영장 재판에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년 이상 법관으로 근무한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죄가 됨을 알고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 급급했고 재판 내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엄중한 사법적 단죄를 통해 헌법상 재판의 독립이 보다 굳건히 확립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들의 최후진술도 이어졌다. 이들은 피고인석에 서게 된 자신의 모습을 개탄스러워하면서도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무리했다고 강조했다. 신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전현직 법관들이 검찰조사를 받거나 법정에서 증언하게 된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이 자리를 빌어 송구하다는 말을 전한다”면서도 “사법행정 담당자로서 직무상 마땅한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정상적인 사법행정에 대해 본건과 같이 수사하고 기소한다면 행정조직도 예기치 못한 형사처벌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사법 신뢰의 실추를 막기 위해 대처한 것에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직권남용죄를 들이댄다면 누가 사법행정을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조 부장판사 또한 “공소장을 보는 순간 법관으로서의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느낌이었다”며 “금품수수와 같은 개인 비리도 아니고, 업무 과오로 재판 관계인에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마치 영장재판 과정에서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취급되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최후진술을 한 성 부장판사는 “검찰에서의 첫 참고인 조사 뒤 5개월 만에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고, 조사 시점이나 이유 등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들었지만, 형사사법 절차 존중차원에서 조사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하게 처리한 업무가 범죄행위인 것처럼 형사재판에서 논의되는 상황이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과연 이 사건의 실체가 무엇이고 기소가 합당한 것이었는지 재판부가 형사법의 원칙과 법리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2016년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던 신 부장판사는 이른바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 수사가 법관 비리 의혹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조의연ㆍ성창호 당시 영장전담판사를 통해 입수한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 등을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조ㆍ성 부장판사는 신 부장판사의 지시에 따라 영장청구서 등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세 부장판사에 대한 1심 선고는 2월13일에 있을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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