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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이종석 "美의 '北비핵화 방법론' 독점 깨야"…한·중·일 역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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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통일부 장관 "중·러가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활용을"

"北이 예고한 '충격적 실제행동', ICBM 기술 해외수출일 수도"

아시아경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기자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한 토론인 '브라운 백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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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의 원인과 향후 어두운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의 북한 비핵화 방법론 독점이 있다고 20일 주장했다. 이 장관은 미국만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중국·러시아 등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미국과 공유하는만큼 이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충격적인 실제행동'을 요구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등을 해외로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전 장관은 내다봤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미국은 북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미국의 양보가 없는 한 협상장에 나서지 않겠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고, 미국 역시 국내정치적 상황 등으로 인해 북한에 당근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장관은 이러한 교착 상태를 우려하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국·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난해 말 제안한 대북제재 일부해제 결의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중·러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더라도 '스냅백' 조항을 활용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스냅백이란 북한이 약속한 조치를 불이행할 경우 제재를 원상복구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전 장관은 "제재를 먼저 완화하고, 만약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있으면 이를 다시 취소할 수 있다"면서 "스냅백을 전제로 중·러의 제안을 활용해야 하며, 한국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미국측에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수십년간 북한 비핵화 방법론을 독점해오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창의적 방법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이나 한국, 러시아, 중국의 목표는 일치한다"면서 "이제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제재 일변도에서 벗어나 제재완화를 일정하게 섞어주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봤다. 그는 북한이 예고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보다는, 무기수출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대가를 다 받아내기 위한'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ICBM을 발사한다고 해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받아낼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제재가 강해지고 인민의 고통만 가중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인민의 배고픔, 가난, 발전 지체의 보상은 돈이 아니면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며 "북한은 ICBM 등을 수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넌지시 암시하면서 미국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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