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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국종 "내달 외상센터장 그만 두겠다... 평교수로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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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간호사 헬기타고, 유산한적도..지쳤다"..."정계진출? 말도 안되는 소리"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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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아주대병원 교수)은 20일 "외상센터장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조선비즈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는 2월 3일부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군 해상훈련을 마치고 지난 15일 귀국한 뒤 내달 1일 복귀할 예정이었다. 이 교수의 외상센터장 임기는 아직 1년 가까이 남았다.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4~5년전 이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고, 이 교수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힘든 신경을 털어놓았었다.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떨리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더이상은 외상센터 관련해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평교수 보직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갈등 상황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하루 아침에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것이 아니다. 우리 정도의 리소스(자원)로는 무리가 있으니 애초에 외상센터 사업 하지말자고 했었다. 병원 내에서도 컨센서스(공감대)가 형성이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끌고 가고 싶지 않았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나라에서 외상센터를 억지로 맡긴 게 아니라 (국민 세금) 300억을 들여 건물을 지어준 것이며, 연간 운영비로 60억 보조도 받는다"면서 "그런데도 (아주대로부터)적당히 운영하라는 말을 듣고, 지원도 해주지 않은 것에 지쳤다. 본관에 병실이 100여개가 남았어도 노골적으로 주지 않았다"며 아주대병원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그는 "300억이면 언론사도 차리지 않겠어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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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오른쪽)가 권준식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 등 의료진과 함께 외상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조선DB


이 교수는 "임신한 간호사가 헬기를 탄 적도 있었고, 유산까지 된 적도 있었다"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져갔다. 비행 전담 간호사 등 충원을 해달라고 했지만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서 인력충원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라고 공문까지 오간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지켜진 것은 없고 동료들만 희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외상센터에 집중치료실 간호인력 증원 예산을 지원했다. 아주대 외상센터에는 간호사 67명 증원을 위한 22억원이 배정됐으나 병원 쪽에서는 37명만 늘렸다. 이후 복지부는 감사에 나섰으나, 아주대병원 측이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는 판단 하에 지원 예산을 간호사 증원에 쓰도록 권고하는 선에서 감사를 종료했다.

그는 "일부 보직 교수들은 헬기가 너무 시끄럽다고 한 적도 있다. 그래서 내가 ‘6개월, 심지어 몇년만 참으면 된다. 복지부가 지원해 줄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비난 뿐이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복지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에 논란이 되자, 복지부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한 것을 봤다. 거짓말이다. 병원으로 오고 간 공문 확인해봐라"면서 "국감만 하면 뭐하나, 정부가 직접 나서서 무엇이 부족하고, 문제가 있는지 등을 직접 들여다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를 둘러싼 의료계의 일부 차가운 시선도 그를 더욱 힘겹게 했다. 이 교수는 "일부에서 ‘너만 잘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지 혼자 하냐’라는 비난도 받았다"면서 "그런 말을 들을 때도 힘들었다. 하지만 다른 권역의 외상센터가 더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교수는 "내가 그거(정계 진출) 할 것 같으면, 더 좋은 곳으로 가지 않았겠나"라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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