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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위기’의 하메네이, 금요일 대예배 8년 만에 집전 … 이란, 트럼프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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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예배, 메시지 설파하는 정치 집회 성격

교민, “사회 지도층의 민심 이반 현상 발생”

성난 이란 민심 잠재우고, 결속 다지려는 의도

1979년 집권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1) 이란 최고 지도자가 8년 만에 금요일 대예배를 직접 집전한다.

하메네이는 17일(현지시간) 테헤란 예배당인 모살라에서 열릴 대예배를 이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그가 금요일 대예배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신정 체제인 이란에서 그는 ‘신의 대리인’으로 추앙받으며, 정부·군부·의회·사법부 전반에 걸쳐 대통령을 능가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중앙일보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그는 8년 만에 금요일 대예배를 집전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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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의 이번 예배 집전은 이란 정권의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 속에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성난 이란 민심은 지난 11일부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높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란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메네이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후 집권해 이란을 41년 간 통치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이번 대예배 집전은 이 같은 안팎의 위기 상황 속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테헤란에서 매주 금요일 열리는 대예배는 단순한 종교의식 이상이다. 이란 지도부의 메시지를 국민에 설파하는 정치 집회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하메네이는 17일 대예배에서 여러 현안에 대한 의사와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한 교민은 15일 중앙일보에 “이전까지 정부에 대한 반감은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층에서 컸다. 하지만, 이번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사회 지도층·상류층에서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권의 정당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 사법부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살한 혐의다. 골람호세인 이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법원과 국제사법재판소에 미국 군대와 정부, 트럼프를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테헤란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스마일리 대변인은 “먼저 이란에서 소송을 제기한 후 이라크와 ICJ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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