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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반발 김웅 사직 글에 댓글 450개… 검사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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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검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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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에세이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50ㆍ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14일 검ㆍ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의 통과를 작심 비판하며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표명 글에 동료 검사들이 450개가 넘는 댓글을 달았다. “수사권 조정은 거대한 사기극이고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김 검사를 지지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한 검사는 “사기극의 피해자는 역시 국민이란 생각이 든다”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검찰 구성원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직결되는 형사절차 관련 제도가 형사사건 당사자 입장에서 숙고되지 않은 채 가위질되고 패스트트랙으로 통과되는 과정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생각하게 됐다”고 썼다. “검찰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 불러야 마땅하다”는 식의 격앙된 반응도 더러 있었다. “지금껏 검사게시판에서 본 글 중에 가장 와닿는다”는 취지의 지지 글도 눈에 띄었다.

수사권 조정을 밀어붙인 청와대와 여당을 비꼬는 듯한 댓글도 일부 보였다. 한 검사는 “대표, 리더, 지도자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핑크빛 미래를 제시하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닥칠 잿빛 현실은 모르거나 외면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비루하고 나약하지만 그래도 좋은 검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평생 명랑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사직)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검사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서민은 불리하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정으로 확대된다”며 “이 법은 개혁이 아니라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비판했다. 또 권력기관 개편 당시 거론됐던 경찰개혁안이 사라진 것을 두고서는 “정보경찰의 권력 확대 야욕과 선거에서 경찰의 충성을 맞거래 했기 때문은 아닌가”라며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경찰 권한 확대 여론에 따라 최근에서야 경찰개혁 문제가 뒤늦게 거론되는 것을 두고서는 “엊그제부터 경찰개혁도 할 것이라고 설레발 치고 있지만,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밝힌 사자성어 줄탁동시(어미닭과 병아리가 힘을 합쳐 알을 쪼는 것)를 언급하면서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 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일갈했다.

김 검사는 2018년 7월부터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을 맡으며 검ㆍ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정부 수사권 조정안 일부 대목에 반대하다 정권에 찍혀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그는 ‘생활형 검사’로서 자신이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기록한 베스트 셀러 ‘검사내전’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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