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오는 15일부터 은행이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할 때 사용하는 모든 전화번호를 취합해 '화이트 리스트'로 관리하기로 했다. 화이트 리스트에는 15개 은행과 농ㆍ수협중앙회 등에서 사용하는 전화번호 약 17만개가 들어간다. 금감원과 KISA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는 KISA에 신고된 은행 관련 스팸문자의 발신번호를 화이트 리스트에 대조한 뒤 은행의 발송문자가 아닐 경우 해당 전화번호를 아예 차단키로 했다.
스팸문자 예시 [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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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KISA에 신고되지 않아 화이트 리스트에 아직 대조해보지 못한 전화번호로 스팸문자가 발송되면 전화번호 알림 애플리케이션 '후후'가 이를 감지해 2차 방어 기능을 제공한다. 해당 문자가 은행의 공식 발송 문자인지 여부를 안내 문구로 알리는 식이다.
금감원이 4개 은행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 결과 하루에 최소 5개에서 최대 50개 스팸문자 발신 전화번호를 차단할 수 있었다. 한 달로 환산하면 150개에서 1500개가 된다. 이들 전화번호 자체를 차단하면서 월평균 300만건의 스팸문자 차단 효과가 나타났다. 금감원은 4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 결과를 전체(15개) 은행에 확대 적용하면 차단 효과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사기문자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만 75만건에 달했던 대출 사기 및 불법 대출광고 스팸문자 자체가 대폭 줄어 스팸문자 수신으로 인한 불편에서 해방된다. 은행 역시 사칭 및 사기 문자 탓에 감내해야 했던 불필요한 민원이 줄면서 평판 관리가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금감원과 KISA는 14일 은행연합회 및 15개 시중은행, 농ㆍ수협중앙회, 후후앤컴퍼니 등과 손잡고 이와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여타 금융업권으로도 화이트 리스트 적용을 확대하는 한편,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추가 적용해 지능화되는 금융범죄에 적극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대출 사기의 경우 급전이 필요하지만,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대출 사기 문자 방지 시스템에 AI 알고리즘을 접목해 대출 사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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