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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란, 공습 5분만에 트럼프에 "추가 보복 없을 것" 비밀 메세지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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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피살을 보복하기 위해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습한 후, 추가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 측에 전문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8일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두 곳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실행한 직후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에 '추가 보복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비밀 전문을 보냈다. 스위스 대사관은 해당 내용을 암호화된 팩스를 통해 즉시 워싱턴 주재 스위스 대사관으로 보내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지난 7일(현지 시각) 새벽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에 보복하기 위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습을 단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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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습에 맞대응을 준비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공습 이후 불과 5분만에 이 메세지를 전달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추가 대응 없이 다음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이 물러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제재를 단행할 것이며 군사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준비했고 미국 국가정보국(NSA)는 위성과 통신 감청 등을 통해 미사일 공습을 미리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전 경보를 받고 이라크 알 아사드 기지에 주둔하던 미군 2천여명은 곧장 대피해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을 때 미군 인명피해는 없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이란의 보복에 대응한 맞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및 가스시설, 지휘통제선 등에 대한 반격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미사일 공습 후 추가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이란 지도부의 메세지가 미사일 공습 2분 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에게 전달됐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이란이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메시지를 보낸지 불과 5분 만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용이 전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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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올린 트윗./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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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반격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1991년 걸프전 참전 경험이 있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일단 침착하자,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일단 좀 더 숙고해보자"고 조언했다. 이어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것이 괜찮다(All is well)!"고 올렸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을 테러지원국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으나 군사 대응 대신 추가적인 경제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NYT는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으로 촉발된 '전쟁으로 향하는 행진'이 일단은 멈췄으나 위기가 사라졌다고 진단하기는 힘들며 몇 개월 안에 이란이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민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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