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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美ㆍ이란 전면전, ‘스위스 채널’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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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이라크 알아인알아사드 공군 기지 위성사진. 8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여러 곳에 손상된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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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 미군기지가 8일(현지시간)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일부 손상됐지만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착수하지 않은 이유로 ‘스위스 채널’이 거론되고 있다. 중립국인 스위스가 양국의 대화를 중재하고 긴장 완화를 위해 개입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의 한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모두 긴장 완화 의지를 가지고 밤새(overnight) 스위스 비공식 채널을 통해 급박한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밤새’의 정확한 시점을 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란 미사일이 이라크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에 착탄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으며 내일 아침에 회견을 열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볼 때 미사일 공격 이후 미국의 밤시간 동안 양국이 대화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전에도 스위스 채널을 통해 양국의 대화가 이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3일 이란 외무부는 스위스 대사를 불러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보복을 공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화유적지를 포함한 52곳을 반격하겠다고 위협한 5일에도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가 이란 외무부에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스위스 외무부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있은 뒤 성명을 통해 “스위스는 미국과 이란 간 심각한 긴장과 최근 이라크 내 폭력적 대립이 악순환되고 있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며 “보호세력의 권한이라는 틀 안에서 스위스가 제공해온 미국과 이란 간 외교 소통 채널은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간 메신저 역할을 공식화한 셈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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