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美-이란 갈등에도 국채금리 반등한 까닭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낮아져 채권금리 하락폭 제한

국내 경기 반등 기대도 한 몫

아시아경제

최근 10거래일 국고채 금리 추이(자료: 금융투자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된 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경향이 강해졌지만 국채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채권금리의 하락폭까지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3.2bp(1bp=0.01%) 상승한 1.363%로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5년물은 전일 대비 4bp 오른 1.460%, 10년물은 1.7bp 상승한 1.630%를 기록했다. 반면 장기물인 30년물은 0.9bp 내린 1.615%, 50년물은 0.8bp 하락한 1.614%에 장을 마쳤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안전자산인 국채가격도 함께 하락(금리상승)한 것이다.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때 가격이 상승(금리하락)하는 채권의 일반적인 움직임과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채권의 투자 수요가 확대됐고,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지난 3일 5.7bp 급락하며 1.27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6일 이후 상승 전환하며 3일 연속 상승 마감하는 등 중동 리스크의 영향이 완화되는 모양새다.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상황에서도 채권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당분간 유지되거나 인하되더라도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기준금리라는 금리 하락의 하단이 막혀있는 상황이 형성되면서 안전자산이 선호되는 시장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가 유의미한 하락(채권가격 강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도 단기적으로는 채권가격의 강세 재료지만 갈등이 극단으로 불거지지 않는 한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기준금리 1.00%를 감안한 시장금리 하락 룸은 대체로 15bp 내외에 불과해 보이고, 아직까지는 불확실성이 상당해 단번에 도달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 하단에 대한 인식이 있다 보니 변동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채권 강세를 제한하고 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다지고 반등하면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채권금리에 녹여져 있기 때문에 시장에 채권강세 재료가 많이 나와도 국채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8.88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2017년 6월 이후 2년5개월 만의 반등이다.


채권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단기간 내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는 게 아니라면 금리는 당분간 현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예상범위로 이 연구원은 1.25~1.40%, 허 연구원은 1.25~1.35%를 제시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