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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여의도풍향계] 이번에도 열릴까…'제3지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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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이번에도 열릴까…'제3지대' 향방은

[명품리포트 맥]

'제3지대', 우리나라 정치의 영역에서는 흔히 무당층의 표심을 일컫는 단어로 쓰이곤 합니다.

좀 더 넓게는, 양당 체체인 우리 정치 구조에서 각 정당별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한 '부유하는' 표심의 영역을 일컫는 용어로 통용되기도 하는데요,

지난 20대 총선은 이같은 '제3지대'가 가장 크게 열렸던 선거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안철수 / 당시 국민의당 대표> "이번 선거는 정치인들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국민의 승리입니다. 여소야대를 만들고, 녹색돌풍으로 저희 국민의당에 38석의 귀한 의석을 만들어주신 국민의 진정한 뜻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처럼 기득권 거대정당에 대한 반감은 제3당 탄생의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제3당 정치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정당은 11년간 존속한 자민련 입니다.

자민련은 이른바 'DJP연합'으로 정권교체까지 성공시킨 유일한 정당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처럼 '제3지대'에서 성공을 일군 정당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첫째로는 특정 지역에 지지층이 결집해 있는, '지역기반 정당'이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은 호남지역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광주의 지역구 8석 전석과, 전남북 20석 중 15석을 녹색으로 물들였는데, 특히 이같은 호남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는 민주당을 앞지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국민의당은 이같은 호남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호남과 민주당을 떼어놓는 '공세적 태도'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박지원 / 당시 국민의당 의원> "문재인은 민정수석 비서실장 때 호남 사람들 인사 차별 했기 때문에 대통령 돼선 안됩니다. 문재인 안됩니다."

자민련의 경우에도, 지난 15대 총선에서 대전과 충남북 지역구 28석 중 24석, 대구 13석 중 8석을 거머쥐는 등, 충청권과 대구의 굳건한 지지가 있었기에, '제3당'으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제3정당' 성공의 전제조건으로 꼽히는 다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대선주자급 인물의 존재 여부입니다.

20대 '녹색 돌풍'의 중심에는 19대 대선에 출마해 20%가 넘는 득표를 받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있었고,

자민련에는 '3김 정치'의 한축이자, 'DJP연합'의 주역인 김종필이라는 든든한 거목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김종필 / 전 국무총리>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호랑이로 알면 된다…국민을 맹수로 알라고, 어렵게. 그것이 맞는 말이죠."

21대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제3지대'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첫 선거이다 보니, '제3지대 세력화' 성공시, 앞선 선거때보다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인 셈인데요,

제3지대를 이끌 인물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현역 정치인 중 한 명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 "좌절과 절망에 빠진 국민 여러분께 더 나은 세상, 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대선후보급으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새보수'라는 기치 아래 '제3지대'에서 표류하는 민심을 끌어안아, 21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는 각오입니다.

재작년 지방선거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안철수 전 의원도,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제3지대 세력화'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다만 안 전 의원이 '4년 전 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입니다.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를 지켜본 국민들의 '정치혐오'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우리나라 상황을 지켜 본 안 전 의원이 '안철수표 새정치'로 희망과 신선함을 안길 수 있다는 기대와, '첫등판'에 비해 참신함이 많이 떨어진데다 과거의 우유부단한 이미지 등 때문에 큰 호응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더군다나 호남의 민심도 '4년 전 그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현재로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지만,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서는 '제3지대'가 아예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말정국을 거치며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한국당이 유승민, 안철수 양쪽에 '러브콜'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 한국당 대표> "가급적이면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대통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모두 '보수통합'의 길을 선택할 경우 '제3지대'는 쪼그라들고, 양당 체제는 더욱 굳건해 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안 전 의원이 보수 통합이 아닌 '독자노선'의 길을 택할 경우에는, '복귀한 안철수'의 저력이 '제3지대'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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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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