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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트럼프 "전쟁·정권교체 안 해"…이란 "명백한 테러, 국제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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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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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전날 미군의 이란 군부 실세 공습 살해에 대해 이란 정권 교체 추진이나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 정부는 명백한 테러 행위라며 국제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의 가장 엄숙한 의무는 우리나라와 시민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어젯밤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전 세계의 '넘버 원 테러리스트'를 죽이기 위해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면서 최근 이라크 내 미국 민간인의 로켓포 포격 사망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솔레이마니의 지시에 따라 이행됐고, 이란의 시위대에 대한 억압도 솔레이마니가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가 병든 열정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 했다며 솔레이마니에 의한 테러의 군림은 끝났다고 선언한 뒤 그가 수년 전에 추적됐다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어젯밤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치를 했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조치를 하진 않았다"며 전면적인 전쟁 돌입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특히 이란 국민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 나라가 이웃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대리군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이란 정권의 공격성은 이제 끝나야 한다"면서 "미국인이 어디서든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이미 완전히 식별할 것이며, 필요한 어떤 조치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군은 전날 밤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사군 사령관이자 군부 최고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이 탑승한 차량을 미사일로 공격해 살해했다. 또 지난달 말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들이 미국인 1명을 살해하자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해 25명을 사살하는 등 공세를 취했었다. 이에 시아파 민병대 지지세력들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반발하면서 미국과 이란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대사관 피습 직후 750명의 군인을 증파하는 한편 중동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하는 등 갈등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국제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은 솔레이마니(가셈 솔레이마니)의 암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법적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솔레이마니 장군 살해를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란과 미국 정부는 이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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