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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美, 中東에 특수진압군 750명 추가 파견… 트럼프 "이란, 큰 대가 치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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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 친(親)이란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습격에 대한 대책으로 공수부대 소속 특수진압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31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오늘(31일) 바그다드에서 목격했듯 미군과 우리 시설에 대한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 육군 82공수사단 신속대응부대(IRF·Initial Reaction Force) 750명의 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추가 병력은 앞으로 며칠 안에 바로 현장에 배치된다.

신속대응부대는 강도높은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짜여진 미군 특수부대다. 알 카에다 조직원 같은 테러용의자들이나 흉악범이 갇힌 쿠바 관타나모의 캠프 델타를 맡아 성공적으로 관리해 명성을 쌓았다.

조선일보

31일 이라크 친(親)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입구에 불을 지르고 침입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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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사관 공격 직후 해병대 소속 신속대응부대 100여명을 바그다드로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보다 8배 더 많은 공수부대 소속 신속대응부대를 추가로 파병하기로 한 배경에는 '2012년 벵가지 테러' 재연에 대한 악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벵가지 테러는 9·11테러 11주년인 2012년 9월 11일 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을 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駐)리비아 미국 대사와 미 국무부 관리 3명이 숨진 사건을 말한다. 당시 흥분한 리비아 시위대 수십명은 총으로 무장한 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공중에 총을 쏘며 영사관으로 몰려들었지만, 미국 영사관은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다.

실제로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반(反·anti) 벵가지’를 선언하며 벵가지 테러 당시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 빠르고, 단호하게 대응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이라크 미국 대사관은 몇시간 째 안전한 상황"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군 장비를 갖춘 우리의 많은 전사가 즉시 현장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은 우리의 시설들에서 발생한 인명 손실 또는 발생한 피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이것은 경고가 아니라 협박이다. 행복한 새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미군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공습에 항의하는 이라크 내 친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외벽에 불을 지르고 진입을 시도했다. 이라크 내 미 대사관이 시위대에 의해 습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사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2018년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가뜩이나 좋지 않던 미국과 이란 관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에스퍼 장관 성명 발표 직전 AFP는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은 (이라크) 소요 사태에 대응해 이미 수백명의 미군을 쿠웨이트에 배치했다"며 중동에 최대 4000명의 미군이 주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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