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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장르포]중개업소가 꼽은 '핵폭탄'은 '대출제한'...두번째가 '보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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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흔들리는 것은 사실 "집값 하락" vs."쉽게 안 떨어질 것" 엇갈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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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에 게시된 주택 매매 전단지. 12 16대책에 대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보유세 인상 등이 큰 영향을 줬다"며 "3주택 이상자의 매도 문의와 대출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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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5억 이상 대출이 전면 금지인데 누가 대출 없이 20~30억원을 현금 들고 오겠나. 하지만 시장에 '부동산은 쥐고 있으면 오른다'는 믿음이 커 집값을 꺾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강남구 개포동 A부동산)
#2. "12·16대책 이후 3주택 이상 다주택자 매도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배제 물량(조정지역 10년 이상 보유)이 얼마나 나올지 의문이고 대출규제로 실제 거래가 될지도 알 수 없다."(용산 이촌동 B부동산)

12·16대책이 나오고 이틀 뒤인 18일, 서울 강남과 강북의 주요 공인중개업소들은 '대출제한'과 '보유세 인상'을 가장 아픈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15억 이상 대출 금지로 인해 실 수요자 및 갈아타기 수요의 '강남 입성' 꿈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매물잠김을 우려해 양도세 한시적 인하라는 당근책과 종부세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내놓자 실제 2주택이상 자들의 매도 문의는 크게 늘었다.

다만 대출금지 규제가 유효하고 전매제한 규제까지 있어 실제 매수세가 붙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었다. 중개업자들은 초강력 규제라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다만 집값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보였다.

■중개업소에 '대출, 보유세' 문의 빗발쳐
12·16대책 이후 서울 강남과 강북 주요 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다주택자의 매도 문의, 대출 관련 문의 등으로 분주했다.

실제 이날 찾은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개포동과 대치동, 용산구 동부이촌동 공인중개업소들은 방문 손님과 전화 문의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출규제, 종부세 인상 등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 반포동 한 중개업자는 "16일 이전 대출 건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은행 차원에서 대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세 끼고라도 강남 오려고 하는데 이번 대책 발표로 실입주하려는 사람도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16일 전 계약한 사람들이 대출 규제 소급 적용 관련 문의도 많이 오고 있지만 16일 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12·16대책의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개포동 래미안블래스티지 인근 중개업자는 "12·16 대책은 강남 아파트 매매 금지를 선포한 것과 다름 없다"면서 "다만 3채 이상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양도세 한시 면제와 관련해 매도 심리가 생겼다"고 전했다.

용산 이촌역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틀 동안 10명 이상의 3주택 보유자가 매도 문의 전화를 했다"면서 "10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사람의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 줘도 15억원 아파트 대출이 막혀 누가 집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 vs. "쉽게 안 떨어질 것"
강남과 강북의 공인중개업소들은 이번 12·16규제에 대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집값 하락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은 쥐고 있으면 오른다는 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규제가 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15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이 풍선효과로 오를 수 있어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포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이 정부 출범 전에 15억에서 현재 31억원까지 약 16억원 올랐다"며 "6개월에서 8개월에 걸쳐 1억~4억원 가량 하락 할 수 있겠지만 2~3년 뒤에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15억 이하 아파트의 경우 대출이 가능해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거나, 다운계약서 등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지만 대출 규제가 더 강력해져 이를 매수해줄 사람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개포동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가격에서 5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 나올 수 있지만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도자는 손해볼 게 없다"면서 "하지만 매도자도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물건을 내놓지 않을 것이고 물건이 나와도 대출 규제가 있어 매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정책으로 집값이 안 잡힐 경우 보유세 추가 인상 등 정부의 추가 규제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시적 매물 던짐 등 환경 변화와 부동산 불패 심리가 강해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 한다"면서 "이번에도 집값이 안 잡히면 보유세를 (더) 강화할 수 있지만 여전히 '공급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현수 김서원 이용안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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