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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조국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 이건리, 권익위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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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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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리(56)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최근 사의를 밝힌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권익위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지난주 박은정 권익위원장에게 사의를 밝혔고, 전날 권익위 실·국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뜻을 전했다. 이 부위원장은 작년 4월 임기 3년의 권익위 부위원장(차관급)에 임명됐다. 임기 절반가량을 채운 상태에서 사의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는 아직 사표 수리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어제까지도 보고를 받았고 이번주 열리는 차관회의에도 참석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다. 이 때문에 이 부위원장이 현 정부 출범 후 불거진 각종 비위 이슈에서 원칙론을 견지하면서 내적 갈등을 느낀 것 아니냐는 얘기가 권익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권익위는 지난 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지난 9월 부인이 기소됐던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 과정에서 이 부위원장은 원칙론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원장은 현 정부 반부패정책협의회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에서 주재한 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에도 참석했다. 2012년 대검 공판송무부장(검사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이후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현 정부 출범 후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가 작년 4월 권익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부위원장은 작년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을 언급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부위원장은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라며 "정권 핵심부와 권익위의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내적 갈등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왜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사의를 밝혔는지 짐작만 할 뿐 정확한 내막은 모른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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