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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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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김창규 시인

선이 두 개로 나뉘는 길

복선으로 끝나지 않는다

두 선이 한 소리를 내며

바람의 강물 위로 별이 지면

도착했을 때에 슬픈 점이 없다

강철 같은 사나이의 힘줄 위로 흐르는 길

직선과 곡선으로 유연하게

꽃과 색색의 들판을 지나는 계절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껴질 때

그대 다시 시작하는 곳이다

절망이 희망에게 속삭이는 자리

저 한 지점으로 만나는 곳이 보인다

사랑은 너와 나의 만남

살아서 헤어지고 죽어서 만나는

그 영원한 시작과 종말의 길

세계일보

두 개의 철로가 직선과 곡선으로 유연하게 한 소리를 내며, 종착역에서 만납니다.

종착역은 복선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너와 나의 만남은 나란히 걸어가는 평행선이다가, 바람의 강물 위로 별이 지는 것을 함께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한 지점에서 만납니다.

한 해의 종착점인 12월입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껴지는 강철 같은 겨울이 지나가면, 다시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색색의 들판이 펼쳐지는 계절이 옵니다.

종착점은 이처럼 절망이 희망에게 속삭이는 자리입니다.

살아서 헤어지고 죽어서 만나는, 그 영원한 시작과 종말의 길이 종착역입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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