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한일 국장급 정책대화, 양국 갈등 돌파구 찾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이호현(왼쪽)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과 이다 요이치 일본 무역관리 부장이 16일 오전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리는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일 양국이 16일 일본 도쿄에서 전략물자 수출 통제에 대한 국장급 정책 대화를 갖는다. 2016년 6월 이후 중단된 양국 간 수출통제협의회가 3년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앞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연기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대화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할지,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韓 “수출규제 철회해야”, 日 “자국이 결정할 문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리는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쯤 종료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는 이호현 산업통산자원부 무역정책국장, 일본 측에서는 이다 요이치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각각 대표를 맡는다.

이번 대화는 오는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일 양국 정상이 만나기 전 핵심 갈등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책대화의 의제는 △민감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운용 △향후 추진방향 3가지다.

우리 정부는 이번 대화를 계기로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 조치와 8월부터 시행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철회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측은 수출규제의 수정은 한국 정부가 무역관리 체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달려있으며, 자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이견으로 당장의 국장급 정책대화로 수출규제를 해소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전보다 양측 대화 진전에 기대감

다만 이번 대화는 양측의 대화가 이전보다 진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 측은 지난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양국 간 정책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중 정책대화는 이날 만남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국은 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선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도출하려는 의지가 대화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책대화에서 문제점이 하나하나 해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해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일보

일본이 지난 7월 단행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양국 통상당국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가 16일 오전 10시 일본 경제산업성 본관 17층 제1특별회의실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정책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제1특별회의실 전경. 연합뉴스


◆관건은 ‘강제징용 배상’, 양국 모두 “강제징용 해결 중요”

관건은 양국 갈등의 계기가 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들이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또 강 장관은 이번 양국의 정책대화가 ‘일본 측의 수출 규제의 조속 철회로 이어질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내에서는 이번 달 양국의 정책 대화와 정상 회담 등 연이은 대화 분위기에도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달 말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으로 한일 관계가 개선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74%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소미아를 종료하지 않고 당분간 유지하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64%로 나타났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