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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7분 시험'… 신형 2단엔진 달고, 탄두중량 2배 늘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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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로켓은 3~5분 연소… 7분은 2단 로켓엔진 연소시험일 확률 커

전문가 "화성-15형보다 무거운 탄두 싣는 신형 ICBM 개발 가능성"

위성 탑재 로켓용일 땐, 美방어망 뚫을 '다탄두 ICBM' 능력 확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14일 발표한 '또 다른 중대한 시험' 담화에서 군사기술적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7분간 시험이 실시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7분'이 신형 엔진 연소 시험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 국방과학원과 총참모장이 '핵전쟁 억제력'과 '또 다른 전략무기'라고 발언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화성-15형 ICBM(최대 사거리 1만3000㎞)보다 훨씬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신형 ICBM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례적으로 긴 7분간의 엔진 연소 시험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7분간 엔진 연소 시험을 했다면 1단 로켓보다는 2단 로켓의 엔진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통 ICBM의 1단 로켓은 최대 3~5분가량 연소하기 때문에 7분이라는 시간은 1단 로켓 엔진으로 보기엔 너무 길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동창리 발사장에서 실시된 북한의 1차 엔진 시험은 1단 로켓 엔진 시험으로 파악됐는데 연소 시간은 3분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3월 북한이 3·18혁명으로 부른 '백두산 엔진' 시험 성공 때의 연소 시간은 200초였다. 백두산 엔진은 화성-14형 ICBM 1단에는 1개, 화성-15형 ICBM 1단에는 2개가 장착돼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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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단 엔진은 켰다 끄기를 2~3회가량 할 수 있으므로 7분간 연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은 이번에 10~20t 추력(推力)의 2단 엔진을 새로 개발해서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상 비행 때 143초가량 연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 2단 로켓 엔진의 연소 시간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13일 시험한 것보다는 짧을 것이라는 평가다. 7분이라는 시간이 엔진 연소 시험으로는 이례적으로 길다는 점에서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7분은 모터 분사·연소(burn)보다는 RV (Reentry Vehicle·대기권 재진입체) 시험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의 엔진 시험을 통해 북한이 화성-15형 ICBM보다 무거운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개발 능력을 보여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성-15형은 지난 2017년 11월 고각 발사 형태로 발사돼 최대 고도 4475km까지 올라갔다가 950km를 비행했다. 이를 정상 비행 궤도로 바꾸면 최대 1만3000㎞를 날아갈 수 있어 미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 MD(미사일방어) 돌파할 다탄두 능력 과시 가능성도

군 당국은 북한 ICBM이 사정거리는 이미 미 전역을 타격할 능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탄두 중량을 늘리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백두산 엔진 4기를 결합(클러스터링)한 1단 로켓 엔진과, 종전보다 강력한 2단 로켓 엔진을 시험했다면 화성-15형보다 2배 이상의 탄두를 운반할 ICBM을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화성-15형은 500㎏가량의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신형 ICBM은 1t 이상의 탄두로 미 전역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2017년9월 6차 핵실험을 앞두고 수소탄 모형을 공개했는데 무게는 500㎏ 안팎으로 추정됐다. 당시 6차 핵실험의 위력은 100~250㏏(킬로톤·1킬로톤은 TNT폭약 1000t 위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론상 북한 신형 ICBM은 200~500㏏급(6차 핵실험 2배) 이상 위력을 갖는 수소탄이나 미 미사일방어(MD)망 돌파를 위한 여러 개의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렸던 광명성4호 장거리 로켓보다 강력한 위성 탑재 능력을 갖춘 신형 장거리 로켓용 엔진 시험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찰위성이나 여러 개의 위성을 동시에 올려 다탄두 ICBM 등 보다 강력한 ICBM 능력을 과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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