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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다시 뜨는 브라질…경기호조에 헤알·채권·주식 '트리플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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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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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지난 2015년 브라질 국채에 7000만원을 투자한 김 모씨는 추가 투자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반기마다 따박따박 이자를 받은 게 벌써 2860만원으로 쏠쏠했던 터라 계속 추가 투자를 고민해왔지만 그동안에는 브라질 경제가 불안해 보이기도 했고 헤알화 환율 변동성이 워낙 커 망설여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에 대한 평가가 호전되면서 내년 헤알화 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미 기준금리가 많이 하락해 4년 전처럼 10%대 이자를 기대긴 어렵지만 5~6% 수준으로 국내 예금이자와 비교하면 높은데다 브라질 국채 투자로 얻은 이자에 대해서는 비과세라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생각이다.

브라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금개혁 성공으로 향후 재정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실제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브라질 헤알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등급전망 상향조정까지 더해져 주식, 채권 할 것 없이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헤알화·채권·주가 트리플 강세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14일(현지시간) 4.106헤알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4.276헤알까지 올랐던 헤알화·달러 환율은 보름여 만에 4%가량 하락했다. 그만큼 헤알화 가치는 올랐다는 의미다. 원화로 환산한 헤알화 가치도 상승했다. KEB하나은행의 매매기준율을 보면 지난 13일 기준 1헤알은 286.5원을 기록해 지난달 28일 기록한 최근 저점 대비 3.62% 상승했다 .

브라질 국채 금리는 하락세(가격 상승)다. 지난달 초 6.3%대를 찍고 꾸준히 올라 27일 6.968%까지 상승했던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3일 6.738%까지 떨어졌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13일 11만2564.86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4% 상승했다. 12월 브라질은 통화와 채권, 주식까지 트리플 강세를 누리는 상황이다.

이는 브라질 경제 호조가 반영된 덕이다. 깊은 침체에 빠졌던 브라질 경제가 변곡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의 전기대비 경제성장률은 1분기 0.0%에서 2분기 0.5%, 3분기 0.6%로 회복되는 추세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10월 52.2에서 11월 52.9로 상승하면서 4개월 연속 개선세를 나타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브라질 경제는 기대와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소비진작 부양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특히 3분기 정부지출이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음에도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지난 11일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경기판단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지난 9월에는 경제회복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으나 12월에는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좀 더 확신에 찬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경기상황 호조에 등급전망 상향조정도 이뤄졌다. 지난 11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했다. 작년 1월 신용등급을 강등한 후 거의 2년 만에 등급전망을 올렸다. 이에 따라 브라질 신용등급 자체도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지난 10월 브라질이 연금개혁을 완료했고 조세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등 추가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결과다. 연금개혁 완료로 브라질은 향후 10년간 8000억 헤알(약 229조원)의 재정을 절감하게 됐다. 지난 10월 연금개혁안에 빠져 있던 군인에 대한 연금개혁도 이달 초 의회에서 최종 통과되면서 추가로 100억 헤알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헤알화 추가 강세 주목

전문가들은 일단 헤알화 강세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통화 약세요인인 금리인하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서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4.5%로 기존 대비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7월 이후 통화정책회의 때마다 50bp씩 네차례 연속 인하에 나서면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내년 금리전망치 하단을 기존 4.5%에서 4.25%로 낮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올해처럼 공격적 금리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헤알화 강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초 한번 정도 추가 이하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실질적으로 거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 했다”며 “헤알화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높지만 연말 달러당 4헤알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연금개혁안 집행을 통한 재정개선과 경기회복 기대에 기반을 둔 헤알화 가치의 점진적 상승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주식형 펀드도 눈여겨볼 만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브라질 주식형 펀드 10개의 한달 수익률은 5.14%로 7개 유형의 국가별 주식형 펀드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체 국가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0.59%를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두번째로 높은 인도 펀드 수익률 2.65%와 비교해도 두 배 가량의 성과를 거뒀다. 13일 기준 브라질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2.4배로 인도(18.7배), 일본(14.2배), 홍콩(14.2배), 중국(11.3배) 등 해외 주식형 펀드 주요 투자대상 국에 비해 낮거나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할때 투자할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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