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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현장에서]'겨울왕국2' 흥행의 이면 '스크린 독과점', 제도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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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겨울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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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지난 7일 ‘겨울왕국2’가 천만영화 클럽에 가입하면서 올해 영화계는 ‘극한직업’ ‘어벤져스: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에 이어 다섯 번째 천만영화를 배출했다. 1년에 한, 두 편에 불과했던 천만영화가 다섯 편이 나왔다. 한국영화 100년사의 경사면서 동시에 스크린 독과점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반증일 수 있어 씁쓸하기도 하다.

실제 전체 영화 상영횟수 대비 특정 작품의 상영 비중을 일컫는 상영점유율은 ‘극한직업’(1월21일 개봉)의 경우 1월27일 54.7%, ‘어벤져스:엔드게임’(4월24일 개봉)은 4월29일 80.9%에 달했다. ‘기생충’(5월30일 개봉)은 6월2일 53.1%였고, ‘겨울왕국2’도 11월24일 73.9%에 이르렀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영화 한 편의 상영점유율이 30~40%를 넘지 않았는데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50% 이상의 상영점유율을 차지하는 영화들이 크게 늘어났다.

사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영화계가 수 년 전부터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왔지만 개선은커녕 심화돼 왔다. 배급력도 홍보력도 달리는 중·저예산의 작은 영화들은 충분한 상영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위기에 직면해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극장들이 그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윤 추구만으로는 기업이 영속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윤 추구가 기업의 생리인 것도 사실이다. 2016년부터 스크린 독과점을 금지하는 ‘영화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지금의 스크린 독과점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워온 측면이 크다.

최근 한 시민단체는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점과 관련해 검찰에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고발하면서 해외에서까지 이번 사안을 주목하게 됐다. 이는 K-POP의 열풍으로 높아지고 있는 한류의 글로벌 위상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일이다. 극장만 비난할 게 아니라 극장이 한 영화에 상영기회를 몰아주도록 방치하는 법과 정책에 비난의 화살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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