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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3색 간이역서 추억 소환… 반짝반짝 녹차밭서 추억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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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 기차 타고 보성 겨울 여행
한국일보

김동민 명예역장이 명봉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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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여행은 녹차가 전부라 생각하기 쉽다. 가령 녹차밭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다례 체험을 한 후 율포해수녹차센터에서 녹차 우린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식이다. 이 정도도 좋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보성의 또 다른 겨울 풍경이 보인다. 한자 뜻을 풀이하면 보성(寶城)은 ‘보물을 간직한 성’ 혹은 ‘보물 같은 성’이다.

◇보성 가는 길, 갈아타면 더 빠르다

수도권에서 보성으로 한번에 이동하는 교통수단은 6시간 걸리는 무궁화호 열차와 4시간30분 걸리는 고속버스가 전부다. 참 멀게 느껴진다. 일반 상식과 달리 열차를 갈아타면 시간이 절약된다. KTX를 이용해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이동한 후 보성역까지 운행하는 무궁화호로 갈아타면 3시간 조금 더 걸린다. 요금은 4만9,800원. 부산ㆍ경남지역에서는 S트레인(남도해양열차)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3시간20분가량 걸리고 요금은 평일 2만3,900원, 주말 2만7,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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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역~광주송정역(KTX)~보성역(무궁화호) 환승이 보성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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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테마 보성 간이역 여행

경전선(밀양 삼랑진역~광주송정역) 노선도를 보면 보성군 관내에만 명봉ㆍ광곡ㆍ보성ㆍ득량ㆍ예당ㆍ조성ㆍ벌교 총 7개의 역이 있다. 보성역과 벌교역을 제외한 5곳은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이다. 그중에서 명봉역ㆍ득량역ㆍ조성역은 테마역으로 꾸며져 있다. 추억으로 가는 간이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기차여행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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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으로 운영되는 명봉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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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명봉역 명예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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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봉역 대합실에 김동민 명예역장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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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행 무궁화호 열차가 명봉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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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봉역은 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다. 명봉리 주민이자 사진가인 김동민(59)씨가 2014년 11월 12일부터 명예역장으로 근무하며 내 집처럼 정성껏 가꾸고 있다. 명예역장은 코레일에서 간이역을 살리기 위해 임명한 사람으로, 말 그대로 무보수로 봉사하는 직책이다. 덕분에 명봉역은 봄이면 유채와 벚꽃, 여름엔 해바라기가 화사하다. 가을 단풍과 겨울 눈꽃의 아름다움도 못지 않다. 황량했던 대합실은 작가가 서부경전선(광주송정역~순천역)과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철도 사진 전시관으로 변신했다. 철도원보다 철도를 더 사랑하는 명예역장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승강장으로 열차가 들어올 때는 아련한 옛 추억도 함께 소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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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역은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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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역 추억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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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역 추억의 거리에 있는 구멍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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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역 추억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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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득량역.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뒤 일대가 ‘문화역 득량’으로 탈바꿈했다. 역 안에는 1960~70년대 사용하던 생활용품과 철도용품을 전시하고 있고, 역 주변은 ‘추억의 거리’로 꾸몄다. 행운다방ㆍ이발관ㆍ국민학교ㆍ구멍가게 등 사라져버린 옛 풍경이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여행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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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쌀롱’이 입주한 조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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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역은 지난 10월 해늘사회적협동조합과 ㈜아토가 입주해 문화예술공간 ‘아트쌀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앞으로 청년예술가의 희망도전,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성장여행, 지역 어르신을 위한 시니어 아트클럽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 한다.

◇쉬어가는 보성 이색명소 춘운서옥

보성읍 춘운서옥은 이름대로 봄 구름처럼 포근하고 고풍스런 한옥에서 서화를 감상하는 문화공간이다. 갖가지 수목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을 거닐면 나 홀로 꿈나라를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어떻게 찍어도 작품 사진이 되는 건 기본. 카페와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따뜻한 차 한잔을 곁들이면 몸과 마음에 건강한 온기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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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하고 격조가 넘치는 춘운서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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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운서옥은 정원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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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빛의 향연 보성차밭빛축제

겨울철 보성 여행의 백미는 보성차밭빛축제다. 2000년 밀레니엄트리로 시작해 매년 경관 조명을 업그레이드한다. 다음달 5일까지 한국차문화공원에서 열리는 빛 축제의 주제는 ‘티라이트, 딜라이트(Tea Light! Delight!)’다. 차 향 가득한 지붕 없는 미술관에서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축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조명을 점과 선으로 나열해 날카롭고 차가운 느낌이었고, 꼬마전구가 낮에는 흉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올해는 이를 개선해 좀 더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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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차밭빛축제를 밝히는 보성의 달과 보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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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터널은 녹차꽃, 우산, 별, 눈꽃 등 계절에 어울리는 주제를 빛으로 표현했다. 미리내녹차밭은 녹차꽃 모양의 LED조명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소년수련원 운동장에서 한국차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인생사진 명소로 손색없다. 보성의 달, 터치 버블트리, 보물의 숲, 희망의 솟대, 3D 샹들리에 등 조형물 하나하나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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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터널의 봄. 녹차꽃 조명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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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터치 버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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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빛이 쏟아지는 3D 샹들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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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느낌의 보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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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차밭 수라간에서는 남도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보성ㆍ고흥ㆍ장흥ㆍ강진을 포괄하는 득량만권ㆍ강진만권 행정협의회가 특산품 판매 코너를 운영한다. 보성의 청년 활동가들이 준비한 아트상품과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보성차밭빛축제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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