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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北 ICBM 징후에 美 "안보리 행동 준비" 中 "제재 완화"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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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대사 "北 인공위성·ICBM 발사 시사,

적대 행위, 위협 대신 대화 담대한 결정하라"

장쥔 중 대사 "대화 환경 위해 제재 수정해야"

중앙일보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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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이 인공위성 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안보리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지난 7일 로켓 엔진 분사 시험을 ICBM 발사 재개 징후로 보고 안보리 추가 제재 결의 채택을 압박한 셈이다. 중국은 거꾸로 "안보리가 북·미 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재를 수정해야 한다"며 조건부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켈리 크래프트 미국 유엔대사는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오전 5시)부터 공개로 열린 안보리 전체 회의 첫 발언을 통해 "우리는 북한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매우 걱정스러운 징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에만 20기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사거리와 상관없이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사일 도발이 더 나은 미래로 향한 기회의 문을 닫히도록 하는 위험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은 수주 안에 새로운 길을 채택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공개 성명을 통해 심각한 도발 재개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실질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우주 비행체(인공위성)를 발사하거나 심지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미 고위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북한의 인공위성 또는 ICBM 발사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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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쥔 중국 유엔대사[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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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공통의 목표에 크게 역효과를 낳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핵·미사일 시험은 북한에 더 큰 안보를 제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얻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접근 방법에 있어 유연해질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미국과 안보리가 가진 것은 시한(deadline)이 아니라 목표"라며 북한 연말 데드라인 거부 입장도 분명히 했다.

크래프트는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전환점에 서지 않게 되길 바란다"며 "북한이 추가 적대 행위와 위협을 철회하고 대신 우리 모두와 대화하는 담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안보리 모두가 그에 따라 행동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재개할 경우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에 추가 제재에 찬성할 것을 압박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미국은 12월 안보리 의장국이다.



장쥔 "대북 제재 가역 조항 만들어 北 진전 유인해야"



하지만 장쥔(張軍) 중국 대사는 "북한도 오랫동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며 많은 노력을 했다"며 "안보리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대화에 유익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재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제재는커녕 대북 제재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장 대사는 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지금 최우선 과제는 북·미 양자가 대화를 재개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안보리가 제재를 되돌리는 가역 조항(reversible clause)을 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제재를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이 올바른 방향을 나아갈 수 있도록 장려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일종의 비핵화 조건부 제재 완화를 하자는 주장이다.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도 "(북한 비핵화의) 대가로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으면 어떤 합의에 이를 수 없다"고 미국의 협상 방식을 비난했다.

조현 한국 유엔대사는 "국제 사회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입장은 대화 모멘텀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최고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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