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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당 필리버스터 일단 접었지만…예산안 10일 처리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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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면서 국회 일정이 재편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심재철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의장 주재로 회동한 결과다.

중앙일보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둘째) 주재로 9일 낮 12시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각 당 원내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심재철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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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합의했나=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자마자 의장실로 향했다. 상견례를 겸한 담판의 자리였다. 약 80분간의 회동 뒤 나온 합의사항은 이랬다.

①내년도 예산안과 비쟁점법안을 10일 오전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②한국당은 지난달 29일 제출한 199건의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 요구안을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철회하며 ③문 의장은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안건인 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정기국회 내에 상정하지 않는다.

당초 여야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이하 4+1)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은 물론 패스트트랙 안건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을 상정해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이를 뒤집은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예산안과 선거법을 처리하는 게 부담이었다고 한다. 예산안은 기획재정부의 실무작업이 마무리 단계였다. 선거법도 대부분 조율됐다고 한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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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유한국당 이종배 간사(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지상욱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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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의미하나=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이날 합의한 내용은 지난 6일 문 의장이 나경원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한 내용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한국당 전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의 협상 카드로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는 게 나 원내대표의 생각이었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의 정기국회 상정을 막는 필리버스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일단 정기국회 상정은 막았지만 근본적인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는 한국당으로선 쉽지 않다. 정기국회가 10일 종료되면, 11일부터 임시국회가 소집돼서다. 4 1은 한국당의 저지에도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4 1 실무협상의 한 참석자는 이날 통화에서 “처리 날짜만 정해지면 그때까지 합의안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1은 한국당의 전향적 입장이 있다면 열어놓고 이야기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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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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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돌발변수는=지난달 29일 처리키로 했던 비쟁점법안과 같은 날 법제사법위가 의결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하준이법’(주차장법),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은 1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다만, 패스트트랙 기간 만료로 10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유치원 3법은 한국당이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예산안 처리에도 암초가 있다. 이날 오후 재가동된 국회 예산결산특위 3당 간사협의체에서 바른미래당 간사인 지상욱 의원은 “원내대표 간 합의는 4+1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반면 4+1 예산안 실무협의의 한 참석자는 이날 통화에서 “기존 수정안에 한국당 의견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두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10일 본회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간 넘게 의총을 열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예산안이 제대로 (처리)되기를 기대하면서 (필리버스터 철회)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했다.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3당 원내대표간) 합의 전체가 예산안 합의 처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이 합의 처리되지 않으면 다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준호·이우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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