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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18일 문 닫는 게임 듀랑고의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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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이야. 행복해야 해. 안녕!"

오는 18일 서비스 종료를 앞둔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 속 대사가 게이머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정해진 이야기와 끝(엔딩)이 있는 패키지 게임과 달리, 온라인 게임은 업데이트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온라인 게임의 ‘최후’는 서비스 종료로 찾아옵니다. 듀랑고 서비스 종료까지 남겨진 시간은 10여일 남짓. 지난 2년간 듀랑고와 함께해온 이용자와 운영진은 게임 속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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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마음껏 건물을 지어볼 수 있는 ‘창작섬’ 속 캐릭터의 대사. 듀랑고를 제작한 왓 스튜디오의 이은석 총괄 프로듀서가 트위터에 리트윗해 화제가 됐다. /디씨인사이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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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는 넥슨이 지난해 1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입니다. 공룡이 뛰어다니는 야생 세계 '듀랑고'로 떨어진 사람들이 땅을 개척해 생존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샌드박스(모래상자)형 게임으로, 높은 자유도가 특징입니다. 전에 없던 시도에 호평도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선 최우수상을 받았고,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서비스 종료 소식이 알려진 건 10월 16일, 조선비즈 단독 보도(넥슨, 지난해 게임대상 '최우수상' 받았던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통해서입니다.

"지난 2년동안 많은 개척자 여러분이 아무것도 없었던 섬을 장엄한 도시로, 삭막했던 빈 땅을 집으로, 농지로, 쉼터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이제 여러분과 함께 걸어왔던 길이 마지막 도착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보도 직후 발표된 이은석 왓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와 양승명 듀랑고 프로듀서의 개발자 노트입니다.

제작진은 2년간 함께한 이용자들을 위해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있습니다. 마지막 스토리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접속 후 처음 만나는 캐릭터인 케이(K)와 엑스(X)와 함께 듀랑고의 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 속에서, 듀랑고 세계는 위기를 맞아 고립됩니다. 엔딩 영상 속 게임 캐릭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듀랑고는 전에 없던 위기를 맞았지만 사라지지 않을 거에요. 다시 만날 그때를 기다려줘요. 저는 K에요…"

제작진은 서버가 없어도 이용자들이 듀랑고를 추억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창작섬’을 도입했습니다. 아이템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원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 플레이어의 ‘개인섬’을 모바일 기기에 보존해 서버 없이도 언제든 찾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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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 운영진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이용자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듀랑고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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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임 폐쇄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을 정도입니다. "공장에서 찍어낸듯한 모바일 게임이 판을 치는 와중, 참신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던 게임이었다.", "아련하다. 꼭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이렇게 깔끔하게 마지막을 정리하는 게임은 처음이다. END가 아닌 AND가 되길 기대해본다." 이용자들이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들입니다.

게임업계도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에 침통한 분위기입니다. 듀랑고는 좀처럼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 게임으로 호평 받았지만, 결국 수익을 내지 못해 사라지게 됐습니다. 반면 현시점 매출 1위 게임인 리니지2M은 지나친 과금유도로 비판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듀랑고는 유저가 줄어들며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며 "참신한 아이디어의 게임은 수익성이 없어 사라지니, 생존을 위해선 가챠(Gacha·뽑기) 같은 과금 유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자조했습니다.

넥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사업적 판단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며 "새로운 시도를 했던 만큼, 듀랑고 개발·운영 경험을 토대로 더욱 좋은 게임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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