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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조국·금태섭 관계? 답은 배은망덕···여수 고교 한문시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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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교사, 학부모 등 지적에 "정치적 의도 없다" 사과

장제원의원 아들 음주운전 적발건도 출제, 답은 '유구무언'

중앙일보

전라남도교육청[사진 다음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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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한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한문시험 문제가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6일 전라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여수시내 한 고교가 최근 치른 2학년 기말고사 한문과목에서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예문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심정을 나타낸 말로 적절한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교사가 정한 답은 은혜를 잊고 도리어 배반한다는 의미의 ‘배은망덕(背恩忘德)’이었다.

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안도 출제됐다. 문제에는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장 의원 심경에 해당하는 사자성어를 물었고 답은 ‘유구무언(有口無言)’으로 정했다. 입은 있으나 할말이 없다. 즉 변명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기사를 지문으로 제시한 후 여론이 바라보는 국회의원에 대한 시각으로 가장 적절한 사자성어를 묻는 문제도 냈다. 교사가 정한 답은 '무위도식(無爲徒食)’이었다. 일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고먹는다는 뜻이다.

또 국정농단 사건 연루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유라와 민중을 개·돼지로 표현해 논란이 된 고위공무원의 SNS 글을 예시로 주고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뜻의 사자성어를 쓰라고도 했다.

이런 시험의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자 "시험문제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성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교사는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불편한 마음을 줬다”며 전날 시험을 본 2학년 교실을 찾아 학생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남도교육청도 담당자를 해당 학교에 보내 경위 파악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한문 수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창의적으로 문제를 내려고 한 것 같다”며 “회의 결과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수=진창일·최충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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