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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부른 매물난]거래 '뚝' 집값 '쑥'…“양도세 한시적으로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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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8615건→2055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한 달 새 4분의 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이슈가 서울 주택시장을 뒤덮은 지난 7월 이후 거의 매주 상승폭을 확대하며 22주 연속 내달리는 집값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주택 매매거래 자금 출처 조사 강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 아파트 등 공급 감소 우려→매물 감소 →거래 절벽→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다는 정책이 반대로 이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만든, 대표적인 규제의 역설이다. 전문가들은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를 풀고 실수요자 대상 금융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시장 거래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 가뭄 속 집값은 ‘高高’…실수요자 ‘울상’

3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7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564건)에 비해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7월(8816건)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매매거래량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상한제 시행을 시사한 이후인 8월 6604건, 9월 7007건, 10월 8615건, 11월 2005건으로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규제가 집중된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매매거래량은 7월 2397건에서 11월 346건으로 4개월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줄기차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7월 0.07%로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8월 0.14% △9월 0.18% △10월 0.60% △11월 0.69%로 매달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상한제 이슈로 서울 지역 전반에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최근 비강남권까지 아파트값이 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비해 크게 오른 종합부동산세 납부가 본격화됐지만 세금 부담에 따른 매도 움직임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이 잠기면서 가장 피해가 큰 것은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자들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전세로 살고 있는 40대 가장 홍기택(가명)씨는 “올 가을 전세계약이 만료돼 10년 만에 내 집 마련을 계획했는데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뛰는 집값에 그냥 전세로 눌러 앉기로 했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또 “청약을 넣으려고 해도 중도금 대출이 꽉 막혀 있는데다 경쟁률이 수백 대 1이니 청약가점이 40점대는 명함도 못 내밀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공인중개업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매물 거래 절벽에 공인중개업소는 지난 6월 기준 신규로 280곳이 개업을 하고, 282곳이 문을 닫았다. 폐업 공인중개업소 숫자가 개업 사무소 숫자를 앞지른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올 10월 기준으로는 348곳이 새롭게 문을 열고 319곳이 문을 닫았다. 서울 마포구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집값 상승 주범으로 중개업소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수시로 단속을 나온다”며 “한번 나오면 거래 자료를 샅샅이 뒤지는 등 진을 빼기 때문에 최근에는 문을 여는 게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상적 거래 한 두건을 가지고 전체 시장을 싸잡아 매도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종부세·양도세 강화 카드 ‘만지작’…“규제 일시적 완화해야”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기존과 같은 기조의 규제를 내놓는다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7개동을 지정한 상한제 적용 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재건축 연한 강화(30년→40년),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및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주택거래 허가제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들을 압박하는 수요 억제 대책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세무사는 “서울은 세금 인상보다 집값 상승이 훨씬 더 가파르기 때문에 여전히 주택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현행 9억원 이상(2주택자 이상 6억원)인 종부세 구간을 낮추거나 세율을 인상하면 매물은 더욱 씨가 마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래세(양도소득세·취득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율의 실효세율(자산가격 대비 세수)은 0.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3개국 평균(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16%에 불과하다. 반면 보유세 대비 거래세 비율은 OECD 국가들의 평균(0.36배)보다 훨씬 높은 2.5배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현행 다주택자들은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양도세 중과(2주택자 10%포인트·3주택자 20%포인트 가산)를 적용받고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부터는 9억원 이상 고가주택 1채를 보유한 소유자가 2년 이상 비거주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대폭 축소(기존 10년 이상 보유시 최대 80%→15년 이상 보유시 최대 30%)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밀어붙인 방식으로 세제와 금융, 청약 등을 강화하면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주택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며 “양도세를 일시적으로 풀거나 취득세를 낮추는 방식의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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