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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머니'와 '벌새', 한국 사회파 영화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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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사회파 영화, 최근 영화시장에선 줄어들어

론스타 사태 다룬 '블랙머니', 상당한 관심 받아

현실 다루지만 허구적 이야기, 사회적 논란 발생

켄 로치, 공감과 영화적 매력 모두 담아내는 감독

상업화된 제작 시스템, 감독 개성 줄어드는 추세

김보람 감독 '벌새', 독립영화로 자기 세계 보여줘

CBS 시사자키 제작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29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노컷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영화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독과점 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영화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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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 오늘은 수다 떨 분이 한 분으로 줄었네요. 원래 이택광 교수도 함께하는데 출장 중이라서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와 제가 둘이 그냥 수다를 떱시다.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반갑습니다.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영화평론가시잖아요. 영화 이야기 해야죠.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오늘은 이른바 사회파 영화에 대한 이야기 하겠습니다. 왜 이 얘기를 하냐 하면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 이게 개봉하자마자 상당한 관심을 받고 관객도 많이 들지 않았습니까?

◆ 강유정> 관객 꽤 많이 들었고요. 그리고 정지영 감독이 지금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감독 중에 최고령자시래요. 그러니까 그 연배의 활동을 하시는 것. 그러니까 그냥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개봉관 걸고 그리고 대중 상업영화로 거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 있는 행보가 되는데 게다가 지난번 전작인 부러진 화살도 그랬지만 정지영 감독에 따라붙는 별칭 자체가 사회파 감독이거든요.

◇ 정관용> 대부분의 영화가 사회 이슈가 되는 소재를 갖고 하는데 독립영화가 아니라 대중적 영화로, 상업 영화로.

◆ 강유정> 그러니까 정지영 감독의 영화적인 가장 전성기라고 하면 아마 정관용 교수님도 잘 아시겠지만 1990년대거든요. 하얀 전쟁.

◇ 정관용> 하얀 전쟁, 월남 전쟁. 그 전에 남부군.

◆ 강유정> 맞아요.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 때 사실 이 세대 감독들을 지칭하기 위해서 사회파 감독이라는 말이 한국에서는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지금 영화계 최고 선배가 되고 나서도 하고 있다라고도 말할 수 있을 텐데 이게 왜 요즘 이렇게 더 화제가 되느냐. 한동안 사회파 영화라고 할 만한 영화들이 상당히 한국영화 개봉관에 많이 걸렸는데, 최근에는 아시겠지만 좀 오락성 짙은 범죄영화라든가 이런 영화들 위주로 아니면 그냥 마블이나 해외영화들 위주로 가다 보니 한국 이야기를 다룬 이런 사회파 영화라고 할 만한 게 걸릴 틈도 없고 만들어질 일도 별로 없었던 거예요.

◇ 정관용> 그랬네요, 진짜 그랬네요.

◆ 강유정> 그러다 보니 이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가 오히려 더 조금 눈에 튀는 현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남부군, 하얀 전쟁. 최근에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도 있었고.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이번에 블랙머니. 블랙머니는 외환은행 론스타 그걸 다루는 영화.

◆ 강유정>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론스타라고 이름이 나오지도 않지만 금융위원회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누구나 다 한국의 알짜은행인데 왜 저렇게 헐값에 넘어가지라고 얘기를 대한은행이라는 별칭으로 쓰이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누구나 짐작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이제는 사람들이 음모론이 영화보다 약간 현실에 먼저 떠돌잖아요. 가령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짜 팩스를 보냈던 은행 직원분들이 다 자살로 어떤 사고를 당한다거나 자살사고라는 말이 모순이기는 하지만. 그런 일들을 영화적으로 조명하고 있는데 물론 다 허구예요. 다 허구지만 많은 분들이 저런 일이 영화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에도 있을 법하지 않아? 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훨씬 더 사실감 있는 이야기로 전달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재미있나요?

◆ 강유정>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일단 최근의 영화들이 좀 꾸밈도 많고 한편으로 배우들이 잔재주를 많이 부리는 부분이 있는데 옛날 감독님답게 좀 선 굵게 굵직하게 사건 위주로 쭉쭉 나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카메라 워킹이나 혹은 다른 어떤 여러 가지 부분적인 요소들로 관객에게 호소하는 게 아니라 당신들 뉴스에서 보기는 봤잖아. 하지만 별로 신경 안 썼던 그 일인데 이거 사실 되게 심각한 문제였어라고 계속 주제를 깊이 찔러주는 게 굉장히 와닿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아마 저런 일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야, 음모론적인. 말씀하신 그 내용은 확인된 바는 아니잖아요.

◆ 강유정> 확인된 건 없죠. 그런데 영화적으로 하려다 보니까. 더 말을, 앞뒤를 맞추는 거죠. 왜냐하면 개연성이라고 하잖아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더 말이 안 될 수 있지만 이거는 가설이니까 훨씬 더 꼼꼼하게 정지영 감독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가령 왜 거기서 그렇게 쉽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탄탄한 은행을 매각하는 것에 그렇게 별 주저함이 없었을까라는 것에 정지영 감독의 대답은 분명히 누군가 이권이 걸려 있었을 것이다, 결정하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그런 얘기들을 이를테면 하나의 가설을 제공하는데 그럴 듯하게 들린다고 저는 일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관용> 공교롭지만 바로 얼마 전에 국가부도의 날 그게 IMF 사태를 맞게 된 과정을 그린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블랙머니는 그거로 인해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태 그 이후에 나타난 일. 다 공교롭죠, 사실.

◆ 강유정> 공교롭죠. 그리고 그때 우리가 많이 했던 이야기가 뭐냐 하면 국가가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므로 사소한 얘기는 여기서 하면 안 된다라는 일종의 국가주의. 사실 그래서 전국민이 금을 모아서 국가를 살리려고 했던 일이기도 했는데. 중요한 거는 이 금융문제를 다루면 어렵다는 거예요.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여러 얘기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하면, 배우들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애썼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용어들도 나오고 그리고 그런 비리를 파헤치려고 애쓰는 인권변호사도 나오고 이런 인물들의 활동은 알겠는데 깊숙이 들어가서 이제 어떻게 이렇게 가능했는가를 보면 좀 어렵게 되는데요. 이런 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좀 볼 수 있어요.

아실 수 있을 텐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라고 월스트리트에서 돈을 긁어모으는 그런 거간꾼들 얘기를 다뤘는데 심지어 어떤 배우를 출연시켜서, 자 보세요, 이게 바로 주식을 이렇게 하는 원리입니다. 모르시겠죠? 하지만 알면 돼요라고 친절하게 얘기를 해도 대개의 관객들은 그런 게 있는가 보구나 정도로 넘어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바로 그런 부분이 이번 영화에서도 보면 너무 어려우니까.

◇ 정관용> 쉽게 쉽게 접근하려고 하는.

◆ 강유정> 사람들은 잘 모르고 충분히 넘어갈 수 있었다라고 얘기를 전달해 줍니다.

◇ 정관용> 정지영 감독이 론스타, 외환은행 다 어려운 얘기인데 어떻게 쉽게 하지라고 고민을 많이 했대요.

◆ 강유정> 많이 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국가부도의 날 개봉된 걸 보고 됐다 했대요. 우리 영화는 저 영화보다 쉽다 이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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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이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청룡영화상' 시상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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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정> 그 영화보다는 사실 쉽게 그려졌어요. 그리고 약간 우리가 학습된 게 있어서 가령 어떤 언론사에서 그 문제를 파헤치려고 할 때 가처분소송을 해서 방송을 못하게 한다라거나. 그런데 마침 그 영화가 개봉할 때 그런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잖아요. 뭘 방송하려고 했는데 가처분소송해서 실명은 좀 감추고 한다든가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좀 계속 진행이 되고 있으니까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정지영 감독이 사회파라는 게 어떤 영화인가. 우리가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 영화에서도 일어나는 거구나라고 좀 더 쉽게 와닿지 않았을까 합니다.

◇ 정관용> 아무튼 사회파 영화, 이른바 사회파 영화는 숙명적으로 어려운 주제를 국민들한테 알려야 하는 그런 어떤 한계 같은 건 있어요. 또 하나, 또 하나 논란거리, 사회파 영화에는 반드시 또 논란거리가 있는데 좀 아까 제가 말씀드린 음모론적으로 누군가 이권을 챙긴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추정은 가능하나 확정된 바는 없단 말이에요. 그러나 영화는 그걸 마치 진짜인 것처럼 그리지 않습니까? 이러면 역사인식이나 사실인식에 있어서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심지어 정지영 감독의 전작인 부러진 화살 같은 경우는 이건 사법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뭐 이런 비판도 받고 그랬다는 말이죠. 이런 논란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유정> 사법테러를 미화한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그건 분명히 그런 위험이 있죠. 이번에도 그런 위험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매각 지연으로 인한 국제재판이 지금 진행 중이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좀 올해 연내에 난다.

◇ 정관용> 투자자 국가간 소송(ISD) 진행 중입니다.

◆ 강유정> 맞습니다. 연내에 아마 결정이 날 것 같다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그 사이에 실제로 어떤 인물 그러니까 영화가 좀 영리하게 피해가는 건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게 이를테면 탐사 취재보도와 다른 점일 텐데. 누군지 연상은 가지만 분명히 그 인물은 아닌 듯한. 그래서 재미있게 제가 말씀을 드리자면.

◇ 정관용> 사법적 처벌은 피해가려고?

◆ 강유정> 그런 부분도 있고 또 이경영 씨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 아시잖아요. 이경영 씨가 나오면 부패한 관료 역할을 하겠다라고. 우리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그런 것들을 오히려 잘 활용하지만 만약에 그 당시에 뉴스 같은 걸 잘 뒤져보면 이 사람은 이 사람일 것 같다라고 충분히 추측이 가능하게 하는 게 아마 영화니까 어떤 점에서는. 왜 서동요처럼 아직 있지 않은 일에 대해서 조금은 밝히고 싶은 의지도 있을 수 있고 현실에 대해서 의심 가는 부분이 있지만 법적인 어떤 좀 고충이 의심됐을 때에는 충분히 가능한 개연성 있는 가설로서는 제안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정관용>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런 이른바 사회파 영화 같은 게 별로 없었다,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마는 범위를 좀 넓혀서 보면 광주항쟁 같은 걸 다룬.

◆ 강유정> 택시운전사.

◇ 정관용> 택시운전사 이런 것도 사실은 사회파 영화라고도 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강유정> 저도 동의하는데요. 한동안은 도가니 같은 영화들 작은 범위의 얘기들을 사회파 영화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최승호 감독 지금은 MBC 사장이시지만 그분이 만들었던 자백 같은 영화들을 사회파 영화라 불렀지만 어느새 이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범주가 커져서 과거에 그렇게 작은 얘기들을 다룬 게 아니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다뤘던, 그런 작은 사건이 아니라 택시운전사처럼 좀 더 큰 사건. 또 1987처럼 검사도 등장하고 거기에는 평범한 대학생도 등장하고 그리고 동아특위 여러 기자들도 다 등장하는 것처럼 반대로 얘기하면 한국의 대중영화가 거의 사회파 영화가 됐던 시절이 얼마 안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그 빈 공백이 더 커져서 아무도 사회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더 들었다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해요.

◇ 정관용> 그러네요. 1987도 택시운전사도 우리 역사와 현실을 다룬 것은 다룬 건데 정통적 의미의 사회파 영화는 아니라고 볼 수 있군요.

◆ 강유정> 그렇죠, 되게 정통의 의미의 사회파 영화들은 아주 작은 사건들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나를.

◇ 정관용> 숨겨진 진실, 진짜 의미.

◆ 강유정> 그렇죠. 탐사보도처럼 깊이 있게 파고들어가는 작품이 많은데 이렇게 현대사적인 큰 상징적 사건을 다루다 보니까 좀 사회파 영화라기보다는 역사영화 개념으로 좀 더 확장이 된 거죠.

◇ 정관용> 현대사도 역사니까. 한 20년 전~30년 전 얘기를 다룬 것도 다 역사 영화의 하나고 그런 것은 흥행도 대단히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 강유정> 그렇죠. 한편으로는 최근에 사회파 영화들이 없었던 이유가 이렇게 너무 현대 사회에 치중한 작품들이 많다 보니까 현대사 내지는 실존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조금 약간 너무 현실과 가깝다면 영화는 왜 조금은 비현실적인 것을 구매하는 그런 욕망도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멀어지지 않나 싶은데. 저는 켄 로치라는 영국 감독의 사회파 영화 스타일을 저는 굉장히 좋아합니다.

◇ 정관용> 어떤 영화죠?

◆ 강유정> 최근에는 칸느에서 상을 받았던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작품을 만든 바로 그 감독인데.

◇ 정관용> 사회복지기금 받으려고 행정 요식절차가 얼마나 복잡하고 까다로운지 터무니없는지 그런 걸 그린 영화죠?

◆ 강유정> 맞아요. 이를테면 허구예요.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인물은 실존인물입니다만 그 인물이 꼭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건 아닌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 복지기금을 타기 위해서 얼마나 복잡한 걸 하는지 컴맹인 노인한테 컴퓨터 사용해서 이를테면 아이디 만들어라. 그런데 아이디 만들면서 계속 우리로 치자면 마치 여러 가지 무슨 인증서 다운받아야 되듯이 계속 되돌아가고 되돌아가고 이런 과정들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보여주면서도 결국은 많은 이런 사람을 위한 복지 제도가 사람을 얼마나 괴롭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거든요.

실제로 비전문배우가 등장해서 영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 하층민에게서는 아주 고단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복지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저는 그게 좀 사회파 영화의 가장 아주 멋있는 버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어떤 사건을 꺼내와서 그것의 진실여부를 밝히는 것도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가 아니라면 도저히 볼 수 없는 남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켄 로치가 사회파 영화의 가장 높은 윗길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에서 보자면 완전히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몇 년 전에 카트라는 영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파업투쟁을 담담하게 진솔하게 그려나가는 영화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은 블랙머니나 국가부도의 날과의 전혀 다르게 바로 이웃에서 벌어질 수 있는 또 진짜 몇 년 전에 벌어졌던 그 일. 그걸 그리고 있는 거잖아요.

◆ 강유정> 그렇게 한 작품들도 되게 많죠.

◇ 정관용> 과거에는 TV 연속극도 그런 게 많았었는데.

◆ 강유정> 최근에는 오히려 굉장히 아주 비현실적이거나 아예 현실을 다루려면 현실의 그냥 사건을 가져와서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여하튼 블랙머니가 사회파 영화라서도 그렇지만 또 정지영 감독이 겨울왕국 두 번째 이야기 이렇게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해서 그 부분에서 상당한 또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젊은 감독들이 우리 정지영 감독 같은 분한테 부끄러워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 강유정> 그게 한편으로는 제가 조금 아픈 소리를 하면 한국 영화계가 너무 커지면서 감독의 개성이 자라날 틈이 더 없어진 거예요. 자본이 더 커지고 그러면 투자가 더 많아지고 그것에 손해를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 정관용> 결국 돈의 힘에 휘둘리는 거군요.

◆ 강유정> 모니터링 요원들이 있어서 이 장면에 대한 평가를 다 매겨줍니다. 그래서 모니터링 요원들이 뾰족뾰족한 부분들은 재미없거나 혹은 싫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런 부분이 다 깎여나가서 약간 둥글둥글한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선호되는 영화들로 만들어지는 구조다 보니 정지영 감독 같은 독불장군 스타일로 나는 내 스타일로 가겠다고 하는 게, 정지영 감독이니까 가능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거죠. 젊은 감독들은 입봉하기도 사실 쉽지가 않으니까 자신의 개성을 내세워서 독립영화 안에서 목소리를 낼 뿐이지 만약에 정말 상업영화 안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상당히 어려운 구조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하면 그렇게 우리 현실 문제에 밀착해서 그러면서도 독불장군적 자기 생각을 보이면서 그러면서도 대중적 흥행력을 갖춘 이런 것을 볼 수 있을까요.

◆ 강유정> 그런 게 저는 봉준호 감독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봉준호 감독이 나름 굉장히 성공을 한 감독이고.

◇ 정관용> 봉준호 감독은 제가 보기에는 정식 정통파로서의 사회파 감독은 아니예요. 그냥 그런 시대적 배경 깔고 봉준호식 스타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 강유정> 그래서 더 성장하는 것 같고 더 한국영화를 넘어서는 부피를 가진다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는 좀 젊은 여성 감독들이 그렇게 사회파 영화들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누구 예를 들면.

◆ 강유정> 벌새라는 영화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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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김보라 감독? 저희 프로그램 왔었죠, 이미.

◆ 강유정> 성수대교 참사를 그리지만 아까 말했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한 소녀의 이야기. 그때 당시 존재할 수 있었던 중학교 2학년 어린 소녀 이야기로 우리 사회를 잘 보여줬거든요. 그래서 제가 참 요즘에 뿌듯한 것은 그렇게 젊은 여성 감독들이 오히려 상업영화로 진출하려는 노력보다는 자기 세계를 보여주려 한다는 데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정리하면서 사회파 영화란 한마디로?

◆ 강유정> 저는 사회파 영화란 사이렌이다. 먼저 우리가 사이렌이 울리면 일단 귀를 기울이잖아요. 사회파 영화는 사회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조금 굉음을 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이런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볼게요. 강유정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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