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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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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전쟁 끝내고 내년엔 EU에 초점 맞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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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내년에는 EU에 대한 관여 강화할 것"

11월 초 마크롱 방중 후 상황변화…"中-EU GI 협정 체결"

유럽과 고위급 외교 전담하는 '유럽사무 특별대표' 신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매듭짓게 되면 내년에는 유럽연합(EU)에 초점을 맞춘 외교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내년에는 EU에 관심을 기울여 EU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계적 무역 합의를 추진하는 미국과 중국은 현재 1단계 합의를 위한 막판 조율하는 국면이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과 EU가 이달 초 각각 100개의 품목을 '지리적 표시'(GI)로 보호하기로 합의한 것을 양자 관계의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이탈리아 파르마(Parma) 햄(프로슈토)과 그리스의 페타 치즈, 아이리쉬 위스키, 중국의 피센 콩판장(豆板醤)과 안지 바이차(安吉白茶) 등 EU와 중국 양측이 생산하는 각각 100개 품목이 GI의 보호 대상이 된다.

미국은 자국의 수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중국과 EU가 이 협정을 맺는 데 반대해 왔다.

외교 소식통들은 올해는 중국과 EU 간 대화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고 지적한다.

당초 9월 유럽에서 열기로 했던 고위급 대화가 무산된 게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달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상황이 변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맞춰 국빈방문한 마크롱 대통령과 무역, 금융,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항공기, 농축산물을 구입하고 무역·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내용의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양국이 체결한 경제협력 규모는 150억 달러(17조3000억원)에 달한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EU 간 GI 협정 체결에 대해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으로 밀어붙인 결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년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넘어 EU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하면서 양자 관계에 여러 가지 상황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펑중핑(馮仲平) 부원장은 "중국은 EU, 러시아, 인도 등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관계에서 기동할 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유럽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9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소식통은 "우리는 정상 차원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EU 27+1' 정상회의가 정례화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펑 부원장도 "내년은 중국을 위한 유럽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투자 협상이 안정적인 중국-EU 관계에 결정적이며, 중국은 호혜적인 투자 원칙에 따라 유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일 EU 및 회원국과의 고위급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사무 특별대표'를 신설하고, 우훙보(吳紅波· 67) 전 유엔 사무차장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유럽의 한 외교관은 중국의 경제력 등을 고려할 때 "매우 현명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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