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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대중공업 노조 시설물 파손 책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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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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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노래교실도 못하고 영화도 못보고 있어요” 현대중공업이 최근 발간한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에 올라온 주민들의 항의성 기고 중 일부다. 현대중공업은 소식지를 통해 “한마음회관 대공연장 영업중단이 6개월째”라며 “노조가 시설물 파손 책임에 대해 ‘나 몰라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25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노조가 회사의 법인분할에 반대하며 5일 동안 점거 농성을 벌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1층 대공연장 영업이 6개월째 중단됐다. 1층 대공연장은 영화와 어린이 학예발표회, 노래교실, 각종 세미나 등에 사용되던 다목적 극장이다. 하지만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연말연시 각종 행사 이용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유아스포츠단과 외국인학교 학생들이 이용을 못해 교육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시 노조가 5일간 건물을 점거하면서 시설과 집기, 장비 등을 파손해 10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극장 피해는 7억5,000만원 가량으로 노조는 1층 극장 의자 100개 가량을 뜯어내고, 폐쇄회로(CC)TV를 파손했다. 또 2층 식당 현관 유리문과 창문 일부를 깨고 계단에 오일류를 발라 훼손했다. 헬스장과 커피숍, 외국인학교 등도 영업을 못해 재산 피해를 입었다.

파업이 끝나고 주민들의 원성과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노조는 피해 복구를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피해 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급한 대로 식당과 커피숍 등은 자비를 들여 시설물을 보수한 뒤 영업을 재개했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공연장은 영업을 재개하지 못해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당시엔 회사가 먼저 복구 조치하고 노조에 구상권을 청구했다”면서 “이번에는 노조와 조정도 없이 소송을 걸었다”면서 오히려 회사 측에 화살을 돌렸다.

회사는 강경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점거 농성과 파업 등으로 인한 자체 추산한 손실액 92억원 가운데 선 30억원에 대해 노조 측을 상대로 지난 7월 울산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손해배상 30억원에는 시설물 피해와 함께 물류 이송을 막거나 생산을 방해한 것도 포함됐다. 회사는 인사저널을 통해 “시설물 파손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노조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는 별개로 파손된 시설물에 대한 원상복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이 1991년 지은 복합문화시설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지하 1층엔 헬스클럽과 수영장, 운동처방실 등이 있고 지상 1층엔 420석 규모의 극장과 커피숍, 유아스포츠단 체육관이 있다. 2층은 한마음식당이 입점해 있다. 3층은 현대중공업 외국 협력사 직원의 자녀가 다니는 외국인 학교가 사용하고, 4층은 청년 창업가의 소규모 제조공간인 톡톡팩토리와 탁구장, 세미나실 등이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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