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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꽈리처럼 부푼 뇌혈관벽 갑자기 '펑'..뇌동맥류 미리 진단하세요[Weekend 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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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있거나 흡연자라면 20대 때 검사 필수
확진시 수술로 뇌출혈 미리 막아야
다리 대퇴동맥으로 뇌에 접근하는 코일색전술
머리 여는 부담 없지만 재발률 10% 단점


파이낸셜뉴스

김명진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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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가 있는 경우 코일색전술로 뇌출혈을 예방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김명진 교수는 21일 최근 뇌동맥류 치료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혈관벽이 부풀어올라 꽈리처럼 부풀어오른 것을 말한다. 이 혈관이 갑자기 터져 뇌출혈이 발생하면 병원 도착 전(15%)과 치료받는 도중(28%)에 많은 환자가 사망하게 된다. 또 생존하더라도 마비나 인지장애 등 장애를 입을 확률이 높다. 생존자 중 18% 정도만 장애 없이 정상 생활을 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발병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위험한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동맥 가지에 주로 발생하므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에 후천적으로 혈관벽 내에 균열이 발생해 동맥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40대에서 60대 사이에 흔히 발생하며 약 20%에서는 여러 곳에 생기는 다발성 동맥류가 발견된다. 간혹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벽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또는 유전적으로 혈관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 동맥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김 교수는 "검진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면서 터지기 전에 선제적인 치료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예전보다 뇌동맥류가 터져서 응급실로 오는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나 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A)로 검사할 수 있다. 이 때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로 확진하게 된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비파열성 동맥류의 경우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동맥류의 위치, 모양과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하게 된다. 크기가 약 2mm이하로 작거나 환자 나이가 고령이면서 다른 중대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 경과 관찰을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한다.

터질 가능성이 높은 뇌동맥류는 뇌동맥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게 된다. 뇌동맥류결찰술은 머리를 열고 뇌 조직 사이에 있는 뇌동맥류를 확보해 작은 클립으로 부풀어오른 꽈리를 조여주는 것이다. 머리를 열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재발율이 1% 미만으로 낮다. 확실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입원기간이 일주일로 길고 머리에 수술 상처가 남게 된다.

코일색전술은 다리 쪽의 대퇴동맥을 통해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한 뒤 꽈리 안에 코일을 넣어 막는 방법이다. 이 수술은 머리를 열지 않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3일 가량으로 반으로 줄어들지만 재발율 10% 가량이라는 단점이 있다.

김 교수는 "머리를 열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은 코일색전술을 선호하지만 모든 동맥류를 코일 색전술을 할 수 없다"며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일색전술의 경우 뇌동맥류의 모양이 코일의 모양과 맞지 않으면 시행하기 힘들다. 또 너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면 개두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 코일 대신 스탠트를 넣는 시술도 진행한다. 하지만 스탠트를 삽입하면 평생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뇌동맥류를 치료한 후에도 치료부위에 다시 혈관이 부풀어오르거나 다른 부위에 다발성뇌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추적 관찰을 위해 2년간 6개월에 1번씩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후 4년간은 1년마다 1번씩 진행한 후 이상이 없다면 3~5년마다 1번씩 해주면 된다.

뇌동맥류는 미리 발견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김 교수는 "뇌동맥류는 1년에 1%씩 위험이 증가한다"며 "60세에 발견됐다면 100세가 되면 터질 위험이 40%가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모님이 뇌동맥류가 발병한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20대 후반에 한 번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다. 이상이 없다면 3~5년 마다 검사하면 된다.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50대 전에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또 뇌혈관이 혈류의 압력을 받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나 흡연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김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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